'6살 때까지 앉지도, 기지도, 서지도 못하고 말도 못했던 아이가 서는 것은 물론 말도 제대로 하고 주위세계를 인식하기 시작했어요.' 이 병원, 저 병원 찾아다니다 절망 끝에 아들 세료자(6)를 한 병원에 떠맡기다시피 했던 러시아의 한 여성은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면서 한 의사에 대해 `희망의 의사'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렇게 찬사를 받는 주인공은 러시아의 모스크바 남서부 아카데미 필류기나 거리에 있는 `모스크바 고려의학센터' 책임자인 북한의 조병수 교수.

북한의 월간 잡지인 금수강산 3월호에 따르면 북한과 러시아가 합작으로 운영하고 있는 `모스크바 고려의학센터'의 조 교수는 가늘고 얇은 침 하나에 모든 정성을 담아 인술을 펼치고 있다.

그의 전문분야는 신경 쪽이나 순환기, 소화기계통 질병이며 그는 약을 이것저것 써 봐도 효과가 거의 없는 소아뇌성마비나 척추신경근염 환자들을 고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10∼15일을 하나의 치료주기로 해 보통 3∼5회, 많을 때는 7∼8회 가량이면 웬만한 신경질환이나 소화기질병을 완치할 수 있고 불면증이나 말초신경계 질병,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의 경우 한 두 차례의 치료면 충분하다고 `금수강산'은 전했다.

화물차 운전사로 일하다 허리를 다쳐 15년 동안 척추장애인으로 살아온 러시아 극동지역의 한 환자를 다섯달 동안 치료해 완치시킨 것도 조 교수의 실력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라고 이 잡지는 전했다.

`모스크바 고려의학센터 부책임자 나탈리아 세르게예프씨는 '그의 치료과정을 지켜보느라면 높은 의술과 진지한 치료자세, 고도의 정신집중에 저절로 감탄이 흘러나와요. 그렇지만 이보다는 환자에 대한 책임과 친절에 더욱 감동됩니다'고 말했다.

조 교수의 의술은 요즈음 소문이 많이 나 러시아의 다른 도시나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에 사는 사람들은 물론 태평양을 건너 미주 지역에서 찾아오는 환자들도 있다.

조 교수는 '환자가 건강한 몸으로 환희에 넘쳐 생활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최대의 기쁨, 최대의 긍지지요'라면서 앞으로도 이곳에서 인술을 계속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의 이름은 러시아의 한 출판사가 펴낸 명의집 `구원의 주소'에 유일한 외국인 의사로 등록돼 있다고 `금수강산'은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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