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작년 하반기 김정남에게 제3의 루트 통해 위험 알려"
"김원홍 前보위상 연금상태… 보위성 간부 5명 고사총 총살"
- "김정은 편집광적 성향이 암살 불러"
"권력 암투는 아닌 것으로 보여… 김정남, 그만한 영향력 없다"
- 北간부들 통해 소문 퍼져나가
"김정일 장남이 몇백불에 죽다니" 北주민 '형제 암살' 소식에 충격
◇보위성 해외반탐처 주도 가능성
국정원은 평양으로 도주한 리재남(57)·리지현(33)·오종길(55)·홍성학(34)이 '암살조'였다고 밝혔다. 암살조는 나이 든 보위성 요원과 젊은 외무성 직원이 2인 1조로 움직였다. 리재남(보위성)과 리지현(외무성)이 제1조로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29)을 포섭했고, 오종길(보위성)과 홍성학(외무성)은 제2조로 인도네시아 여성 시티 아이샤(25)를 포섭했다. "2개 조가 별도로 활동하다가 말레이시아에서 합류, 13일 암살을 실행했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된 리정철(47)과 '연루자'로 지목된 북한 대사관의 2등 서기관 현광성(44),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37), 영문명 '제임스'로 알려진 리지우(30) 등은 김정남 동향 추적과 암살조 이동을 도운 '지원조'인 것으로 국정원은 추정했다. 현광성은 외무성 소속 외교관이 아니라, 보위성의 말레이시아 주재관으로 파악됐다.
북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김정남 암살은 보위성 내에서도 해외정보 수집·공작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해외반탐처(反探處)'가 수행했을 가능성이 높다. 해외반탐처는 중국·러시아 등에서 반북 인사와 탈북민을 찾아내 제거 공작을 하거나, 해외 파견 근로자 중에 공작원을 심어 감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남한에서 체포된 여간첩 원정화도 해외반탐처에서 임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반탐처 공작원이 2004년 미얀마에서 미국인 대학생 데이비드 스네던을 납치, 북한으로 데려갔다는 주장도 있다.
◇보위성 간부 5명 고사총 총살
국정원은 최근 북한 국가보위상(국정원장 격)에서 해임된 김원홍(72)이 1월 말까지 당 조직지도부의 조사를 받고 현재 연금 상태에 있고, 보위성 부상급(차관급) 간부 5명 이상이 고사총으로 총살됐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보위성이 당 간부들을 고문하고 김정은에게 허위 보고를 한 것이 들통이 나 김정은이 격노해 이 같은 조치를 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보위성에 대한 검열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추가 처형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김원홍이 자신에게 허위 보고를 했다는 노동당 조직지도부의 언질을 받고 격노했으며 "너희들은 수령님을 섬길 정도가 안된다"며 보위성 내부에 있는 김정일 동상도 치우도록 했다고 한다. 국정원은 "보위성에 대한 주민 원성을 감안한 조치"라고 밝혔으나, 김원홍 해임과 김정남 암살 사이의 연관성은 설명하지 않았다.
◇北 주민 "형제 암살하다니" 충격
국정원은 "김정남 피살 소식은 북한 내부에선 함구되고 있으나 해외 요원과 일부 간부 사이에선 확산되고 있다"며 "이는 체제 약화 요인으로 작용될 것"이라고 보고했다. 김정남의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북한 주민들에게도 상류층부터 서서히 암살 소식이 전파되고 있으며 "아무리 김정은이라도 형제를 암살할 수 있느냐"고 굉장한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김정남의 존재를 처음 알게 돼 충격" "수천억불과도 비교할 수 없는 최고존엄(김정일의 장남)이 단 몇백불에 암살돼 땅바닥에 구겨지는 한심한 사태가 발생했다"는 반응이 전해졌다.
또 최근 북한은 체제 비 방 낙서가 직장·학교·핵심 군부대에서 모두 발견되고 각종 우상화물 훼손 사건이 증가하는 등 불안 요인이 증가하고 있다고 국정원은 전했다. 이와 함께 국정원은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는 언제든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으며, 영변 원자로에서는 작년에만 10여㎏의 플루토늄이 생산됐다"며 "올해 말부터는 추가 재처리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2/28/201702280021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