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보고서로 본 北 제재 위반 "무기 빼돌리는 수법 정교해져"
 

작년 8월 북한을 떠나 수에즈운하로 향하던 선박 제슌(Jie Shun)호가 이집트 영해에서 정선·수색당했다. 캄보디아 깃발을 걸었지만 선장은 북한인이었다. 서류에는 중국 난징에서 만든 '수중펌프 부품'을 실었다고 적혀 있었지만 가짜였다. 실제로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에 따라 거래가 금지된 철광석이 2.3t 실려 있었다. 철광석 밑에 숨겨진 나무 상자에서는 RPG-7 대전차 로켓탄 3만개가 쏟아져 나왔다.

유엔 대북 제재 전문가 패널이 북한의 제재 위반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열거한 100쪽 분량의 보고서를 안보리에 제출했다고 AFP와 로이터통신이 24일(현지 시각) 전했다. 전문가 패널은 보고서에서 "북한의 제재 회피 기술이 규모, 범위, 정교함 측면에서 모두 향상되고 있다"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제3국에 회사를 설립한 뒤 국제적 무기전시회에 참가하거나 여러 나라에 최첨단 무기와 관련 물품을 판매하면서 '국제적 명성'을 쌓고 있었다. 작년 7월 중국을 떠나 아프리카 북동부 에리트레아로 향하던 항공 화물을 경유지인 제3국에서 수색하자 북한이 만든 군사용 통신 장비와 부품 45상자가 적발됐다. 판매자는 말레이시아에 본사가 있으며 중국·싱가포르에도 공급처와 사무실을 두고 있는 '글로콤'이란 회사였다. 유엔 전문가들의 조사 결과 글로콤은 북한의 해외·대남 공작기관 정찰총국이 운영하는 회사 '팬 시스템즈'가 말레이시아에 세운 위장회사(front company)인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 패널은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 있던 북한 무관이 남수단 등 제3국과 군사계약을 맺으려는 것도 적발했다. 또 유 엔 제재 대상이며 본국으로 추방됐어야 할 북한 관리 중 4명이 시리아에, 2명은 이란에, 다른 2명은 이집트에 체류 중이란 사실도 지적했다. 이와 별도로 유엔의 예멘제재위 전문가들은 지난 21일 보고서에서 "예멘 내 후티 반군이 북한의 '73식 기관총'을 보유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이란으로 수출된 기관총이 다시 예멘으로 넘어간 경우였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2/27/20170227002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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