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

北서기관 암살 연루 드러나자 병원 취재진 상당수 몰려와
 

"차 나온다. 일단 찍어!"

22일 오후 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관 앞. 빨간색 외교용 번호판을 단 흰색 승합차가 굳게 닫혀 있던 철문 밖으로 나오자 수십 대의 카메라가 달라붙었다. 운전석에 앉은 북한 대사관 직원은 굳은 표정으로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은 채 빠르게 차를 몰아 취재진의 벽을 뚫고 빠져나갔다. 강철 대사가 타는 벤츠 승용차는 하루 종일 세워져 있었다.
 
22일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주(駐)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관 앞에 몰려든 취재진이 대사관을 나오는 차를 둘러싸고 사진을 찍고 있다. /EPA 연합뉴스
22일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주(駐)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관 앞에 몰려든 취재진이 대사관을 나오는 차를 둘러싸고 사진을 찍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이날 오전 말레이시아 경찰의 2차 기자회견이 있은 후 그동안 김정남 시신이 있는 쿠알라룸푸르병원 영안실 쪽에 집중돼 있던 전 세계 취재진 중 상당수가 북한 대사관 쪽으로 옮겨왔다.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이날 회견에서 김정남 암살 사건 용의자 중 신원 미상으로 돼 있던 2명의 신원과 사진을 공개하면서 이 중 한 명이 북한 대사관 현광성(44)이라고 밝혔다. 이들을 공개 수배하면서 북한 대사관에 이들을 내놓으라고 강하게 압박한 것이다.

침묵을 지키던 북한 대사관은 이날 오후 4시쯤 석 장짜리 성명서를 발표했다. 강철 대사가 직접 나와 성명서를 읽었던 지난 20일과는 달리 대사관 직원이 나와 인쇄된 성명서를 기자들에게 나눠줬다. 쿠알라룸푸르 외곽의 부촌인 부킷 다만타라 지역의 주택가 사이에 자리 잡은 북한 대사관은 연한 노란색으로 칠해진 2층짜리 건물로 외교관 20여명을 비롯해 50여명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용의자 인도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받겠다"는 강경 입장을 밝히면서 말레이시아 경찰과 북한 대사관 사이에는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용의자로 지목된 외교관이 대사관 안에 머물고 있다면 경찰이 치외법권 지역인 대사관에 들어가 영장을 집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2/23/201702230020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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