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말까지 北석탄 수입 중단]

예정대로 연말까지 전면 제재 땐 北, 1조원 넘는 돈줄 막혀 큰 타격
작년 제재에도 北석탄 수입 급증… 이번도 일시적 조치에 그칠 수도
中, 다른 北 제품 수입 더 늘려 북한 경제에 숨통 틔워줄 가능성
 

 
 

중국이 19일부터 북한산 석탄 수입을 전면 중단하면서 북한 달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석탄은 북한 전체 수출액의 40%가량을 차지한다.

북한은 지난해 중국에 석탄을 팔아 11억4100만달러(약 1조3000억원)를 벌어들였다. 2011년부터 6년 연속 대중 석탄 수출로만 연평균 1조2000억원 이상을 벌었다. 중국이 올해 말까지 북한산 석탄을 수입하지 않는다면 북한은 최소 1조원 이상을 손해 볼 것으로 추정된다. 북·중 국경의 대북 소식통은 "석탄은 부피가 커서 밀수가 어렵다"며 "중국이 정말 북한산 석탄 수입을 전면 금지한다면 북한은 경제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했다. 조봉현 IBK 경제연구소 부소장은 "북한 석탄산업 종사자의 일시적 실직까지 고려하면 타격이 더 클 수도 있다"고 했다. 칭화대 옌쉐퉁 교수가 "북한이 중국의 석탄 수입 재개를 위해 미사일 실험 중단 등의 조처를 할지 주목된다"고 말한 것도, 석탄 제재의 파급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국의 북한산 석탄 수입은 그동안 '대북 제재의 구멍'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중국은 '민수용'은 대북 제재의 예외로 한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안의 허점을 이용해 북한 석탄을 대거 수입해왔다. 유엔의 대북 제재가 대폭 강화된 지난해 중국의 북한산 석탄 수입 규모는 2250만t으로, 2015년보다 오히려 14.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 북한의 5차 북 핵실험 이후 안보리가 새로 채택한 결의안 2321호는 북한의 대중 석탄 수출을 연간 금액 기준으로는 4억90만달러, 물량 기준으로는 750만t 이하로 제한했다. 그러나 중국은 2321호 채택 이후에도 북한산 석탄 수입을 오히려 늘렸다. 중국은 매달 수입한 북한산 석탄의 양과 액수를 유엔 제재이행위원회에 보고해야 하지만, 현재까지 이런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붕괴를 '악몽'으로 여기는 중국이 북한의 주요 돈줄인 석탄 수입을 끊는 데 주저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북한이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어 김정남 암살을 감행하는 등 도발의 수위를 낮추지 않자, 위험을 감수하고 '강수'를 둔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중국이 올 들어 북한산 석탄을 얼마나 수입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지난해 12월의 수입 추세를 근거로 지난 1월 북한산 석탄 수입은 400만t 이하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올해 수입 상한액(750t)의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만약 중국이 이대로 연말까지 수입을 중단한다면 북한의 석탄 수출액은 2억달러로 쪼그라들 전망이다. 지난해 11억4100만달러에 비해 5분의 1 이하로 떨어지는 것이다. 중국도 비교적 값싼 북한산 석탄 수입이 줄어드는 만큼 경제적 비용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북·중이 서로 손해를 본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가 적당한 선에서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외교부 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교수는 "중국은 최근 김정은의 과도한 공포 통치와 그에 대한 반작용처럼 미국 트럼프 행정부 안팎에서 제기되는 선제타격론에 큰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석탄 수입을 차단해 북한 정권에 경고를 하면서 북한의 다른 수출 품목을 더 사들여 숨통을 틔워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중국은 최근 4000t(약 250만달러) 규모의 북 한산 액화석유가스(LPG) 수입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외교부 관계자는 "중국의 조치가 일시적인 조치에 그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은 지난해 12월 북한산 석탄 수입을 잠정 중단했는데도 수입량이 급증해 결과적으로 제재를 위반했다"며 "이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수입 금지 조치를 일시적으로 미리 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2/20/201702200033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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