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경찰 "체포 리정철 등 男용의자 5명은 북한국적"
도주한 4명, 인도네시아·두바이·블라디보스토크 거쳐 北에
암살 당일 출국… 정찰총국·통일전선부 등 소속은 서로 달라
 

지난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김정남 암살 사건은 북한 공작원 부대가 총출동해서 벌인 조직적인 작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남 암살 사건을 조사 중인 말레이시아 경찰은 19일 사건 발생 후 가진 첫 번째 기자회견에서 "(현재 체포된 여성 2명 외에) 남성 용의자 5명이 연루돼 있다"면서 "5명 모두 북한 국적자"라고 밝혔다. 북한 용의자 5명은 17일 체포된 리정철(47)과 사건 직후 말레이시아를 떠나 도주한 리지현(33)·홍송학(34)·오종길(55)·리재남(57)이다.

출국한 4명은 외교관 여권이 아닌 일반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1월 31일에서 2월 7일까지 개별적으로 말레이시아에 입국했다가 암살 사건이 발생한 당일 미리 예약한 비행 편으로 일제히 출국한 것으로 조사됐다. 말레이시아 중국어 신문인 중국보에 따르면, 이들은 인도네시아 수라바야로 탈출한 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사건 나흘 뒤인 지난 17일 평양에 도착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이와 별도로 북한 국적자 리지우(30)를 포함한 3명도 이번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달아난 북한 국적 용의자 4명은 동남아에 거점을 둔 북한 해외 공작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 역시 정찰총국,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문화교류국 등 제각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김정남 암살엔 북한 공작 부서들이 총동원된 것이다. 이들은 범행 당일 인접 국가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 이미 두바이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시드 부청장은 이들이 북한 정부 기관 소속이냐는 질문에 대해 "용의자가 북한 국적자라는 것만 알고 있으며, 신분에 대해 조사 중"이라며 "현시점에서는 (이들이 어디 소속인지)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지난 15일 실시된 김정남의 시신에 대한 부검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최대 2주의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레이시아 정부는 밝혔다. 라시드 부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망 원인과 사용된 독극물의 종류에 대해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며 "정확한 샘플을 독성 학자와 연구소에 보내 독성 분석을 마친 다음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북측이 요구하는 시신 인도에 대해 "북한 정부가 시신을 확인하기 전에 유가족들이 먼저 시신을 확인하고 DNA 확인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2/20/201702200027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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