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

北, 말레이시아에 부검 반대도
교도통신 "北, 부검 전 火葬 요청"
한국 "사건 종결 전엔 안 보낼듯"

 

김정남 부검 반대한 北대사관 - 15일(현지 시각) 밤 김정남 시신이 안치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병원(HKL)을 찾은 북한 대사관 관계자(가운데)가 부검을 참관한 뒤 병원을 떠나고 있다. /AFP 연합뉴스
김정남 부검 반대한 北대사관 - 15일(현지 시각) 밤 김정남 시신이 안치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병원(HKL)을 찾은 북한 대사관 관계자(가운데)가 부검을 참관한 뒤 병원을 떠나고 있다. /AFP 연합뉴스

공항에서 독극물 공격으로 사망한 김정남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 검안소 건물의 문은 16일 굳게 닫혀 있었다. 취재진이 정문 앞에 진을 치고 기다렸지만 직원 외에 드나드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시신에 대한 부검이 진행된 전날 늦게까지 병원을 지켰던 북한 대사관 직원들은 일제히 자취를 감췄다. 북측은 외교 경로를 통해 시신에 대한 부검 자체를 반대했다고 현지 매체인 뉴스트레이츠타임스는 전했다.

북한 대사관 직원들이 다음 날 갑자기 사라진 이유에 대한 의문은 이날 오후 풀렸다. 아흐마디 자히드 말레이시아 부총리가 기자들과 만나 "북한에 시신을 인도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북한 측이 시신 인도를 요구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자히드 부총리는 "모든 수사와 검사를 마친 뒤 관련 절차를 밟아 시신을 인도할 것"이라며 "어떤 나라와도 상호 관계를 존중하는 것이 우리의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는 '조사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시신 인도는 없다'던 말레이시아 정부의 기존 입장에서 급선회한 것이다. 우리 외교부는 "말레이시아가 이번 사건이 종결되기 전까지는 시신을 인도하지 않는다는 입장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날 말레이시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 측이 김정남 시신에 대한 부검이 실시되기 전 시신을 즉시 화장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부검이 당초 예정이던 13일에서 늦춰져 15일 진행된 것은 북한 관료들이 이 시신에 대한 관할권이 자신들에게 있다며 부검을 막으려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자히드 부총리는 사망한 남성이 김정남이라는 사실도 공식 확인했다. 그는 사망 당시 김철이라는 이름으로 된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다. 자히드 부총리는 "확인한 결과 김정남이 본명으로 된 여권과 '김철' 이름으로 된 두 개의 여권을 가지고 다녔다"며 "신분 노출을 막기 위해 익명으로 여행하길 원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유가족이 시신 인도를 요청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말레이시아 뉴스포털사이트인 FMT는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김정남의 두 번째 아내 이혜경이 중국 대사관을 통해 시신 인도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혜경은 한솔·솔희 남매와 함께 마카오에 있으며, 중국 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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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2/17/2017021700283.html#csidx1da7b024d40fe4ca4c25b0d0169dc8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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