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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북한 먼저 가겠다"와 색깔論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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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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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가겠다"고 먼저 말한 文… 진의 묻자 "왜 그런 질문 하나" "빨갱이로 몬다"고 색깔론 규정
매카시적 탄압 시대 아니지만 어물쩍 넘기지 말고 해명해야
국민도 적당히 넘어가선 안 돼

 

   
▲ 김대중 고문

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인 문재인씨는 지난해 12월 14일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주저 없이 말하겠다"며 "대통령에 당선되면 북한부터 먼저 가겠다"고 단호히 말했다. 3개월 뒤인 지난 9일 한 TV 프로에서 참석자가 북한부터 먼저 가겠다고 한 발언의 유효성을 묻자 문씨는 본질은 회피하면서 "왜 그런 질문을 주고받아야 하나"며 "사상 검증처럼 그러니…"라고 말꼬리를 흐렸다.

현 안보 상황에서 새 대통령이 우방을 제치고 북한 먼저 방문하는 문제는 국민의 지대한 관심사다. 그런데도 문씨의 답변은 '그것이 뭐 그리 대단한 문제냐'는 투다. 더 이상 말꼬리를 잡히고 싶지 않다는 것인지, 아니면 사상 검증의 올가미를 씌워 피해가겠다는 것인지 도대체 납득하기 어렵다.

문 전 대표는 그동안 6~7차례에 걸쳐 보수 세력이 자신을 '빨갱이'로 몬다며 이는 "가짜 안보 세력의 안보장사에 불과하다"고 역습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특전사 출신인 점을 강조했고 급기야 특전사령관 출신 장군을 영입하기까지 했다. 그가 일관되게 주장해 온 사드 배치 반대, 개성공단 재개 내지 확대, 국정원 대북 수사력 축소 방침 등과 합쳐져 그가 대북 햇볕론자 또는 '빨갱이'의 이미지로 굳혀지는 것을 뒤늦게 경계하고 나선 것이다.

'빨갱이'론(論)은 문씨가 스스로 제기한 것이다. 정치권의 누구도, 어느 공직자도, 어느 논객도 그를 가리켜 공개적으로 '빨갱이'라고 언급한 기록이 없다. '빨갱이'는 SNS에서 나돌기 시작한 것이다. 어쩌면 자기 그림자에 놀란 문씨가 제 발 저려 던진 화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가 대선 선두 주자인 만큼 그의 대북관은 우리나라 안보에 중대한 논점이 될 수 있으며 사상(思想) 검증의 대상이 돼야 한다.

'빨갱이'는 공산주의자의 속어다. 북한 체제를 신봉하거나 공산주의 이념에 충실한 것을 뜻한다. 하지만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이 땅에서도 이제는 공산주의 사상을 가졌다는 것만으로는 처벌받지 않게끔 됐다. 공산주의 북한과 전쟁까지 치른 나라치고는 '참 좋은 나라'다. 이제 빨갱이란 말은 주로 북한의 처지에 동조하거나 북한의 이익을 다른 어느 것보다 우선시하는 정도가 두드러진 사람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축소되고 있다. 이제는 '종북'이라는 표현이 많이 쓰이며 여기에 사상적 색채가 얹혀진 사람을 '친북'이라는 부르는 것이 일반적 현상이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기자들은 안기부에 끌려가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당한 뒤 '북괴를 이롭게 할 목적으로' 그런 기사를 썼다는 반성문(?)을 쓰고야 풀려났다. 그 시절 빨갱이는 가차없이 처벌했다. 정권에 비판적이면 빨갱이의 올가미를 씌워 처벌했다. 빨갱이는 권력 유지에 전가의 보도 역할을 했다. 그 바람에 빨갱이의 의미는 퇴색했다. 그런 시대를 지났다.

이런 세상에 문씨가 대북 문제에 어떤 생각을 가졌든, 그가 북한을 가든 말든 말릴 사람도 없고 그런 법(法)도 미비하다. 문제는 그가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있기 때문이다. 그의 대북관은 우리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안녕을 좌우할 것이며 그의 안보관은 우리의 발전과 평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기에 그가 친북인지 종북인지 빨갱이인지 또는 평화 지상주의자인지 북한 우선주의자인지의 여부는 국민이 심도 있게 따져야 할 요소다. 더욱이 문씨가 북한에 대한 배려는 강조하면서 북한의 핵, 김정은의 대남 도발 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언급이 없는 점, 당장 내일이라도 전쟁에 빠질 수 있는 위급한 안보 상황에서 동맹국을 하대(下待)하고 대북 경계론을 색깔론으로 매도하는 점들은 더욱 그렇다. 무엇보다 김정은 집단과 대한민국이 양립할 수 있다고 보는가를 알고 싶다.

그는 특전사에 복무했으면 사상 면에서 면책이 되는 양, 말끝마다 특전사를 거론하는데, 특전사 갔다 오면 사상적으로 건전하다는 불문율이라도 있는가? 군대 복무를 하지 않은 사람을 '종북'으로 모는데 그러면 이 나라의 얼마가 종북이란 말인가? 문씨는 자신을 빨갱이로 모는 것이 분열주의자들의 책동이라고 했는데 지금 북한 문제로 국민을 좌우, 또는 보수-리버럴로 양분시켜 그 반사이익을 취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그는 나중에 해명이랍시고 한 발언에서 '미국이든 일본이든 러시아든 상의해서 하겠다는 뜻'이라고 했는데 거기서 끝 났으면 별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주저 없이 '북한 먼저 가겠다'고 해놓고 이제 와서 빨갱이 운운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지금의 시대는 권력 유지를 위해 비판자를 공산주의자로 몰고 매카시적 수법으로 매도하는 것이 용인되는 시대가 아니다. 그렇다고 그 반대도 용납되지 않는다. 문씨도 어물쩍 넘겨버리려 해서는 안 되고 국민도 적당히 넘어가서는 안 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2/13/201702130280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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