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최선희〈사진〉 외무성 미국국장이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있었던 미·북 간 접촉에서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파악하기 전에는 양국 관계를 해칠 수 있는 행동을 취하지 않겠지만, 내년 2월 예정된 한·미 합동군사훈련은 예외"라고 말한 사실이 8일 확인됐다.

트럼프 당선 이후인 지난달 17~18일 열린 당시 접촉에는 북한 측에서 최 국장과 장일훈 유엔주재 차석대사 등이 참석했고, 미국에선 존스홉킨스대 산하 북한 전문 사이트 '38노스' 운영자인 조엘 위트, 로버트 아인혼 전 미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보 등이 참석했다.

본지가 입수한 미·북 접촉 관련 문건에 따르면, 최선희 국장은 "미국인들 못잖게 북한인들도 (트럼프의 당선에) 놀랐다"며 "대선 결과를 상부에 설명하느라 밤늦게까지 일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에 대해 아는 게 없다"면서 "(트럼프를) 더 파악할 때까지는 입 다무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최 국장 일행은 또 여러 번에 걸쳐 "트럼프 행정부 초기에 대북 정책을 검토하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느냐"라는 질문을 반복했다. 미국 대표단이 "최소 몇 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하자, 최 국장은 "트럼프의 대북 정책이 구체화하기 전에는 미·북 관계에서 문을 닫는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최 국장의 이런 발언과 관련,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측이 트럼프 행정부가 초기 대북 정책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악영향을 끼치지 않으려고 핵실험이나 미사일 도발 등 도 발을 자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그러나 최 국장은 "내년 2월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예정대로 실시되면 북한의 대응은 '매우 거칠 것(very tough)'"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의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거친 대응이 최근 정치적 혼란에 빠진 한국의 박근혜 정권을 도와주는 결과를 초래할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RFA는 전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2/09/201612090018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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