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중 전 통일부 통일교육위원[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박은중 전 통일부 통일교육위원[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성공적인 통일을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북한 지역을 개발하고 북한 주민의 생활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비용을 충당할 재원의 마련, 그리고 북한의 급변 사태에 대응하고 냉혹한 국제 정세 속에서 국익을 지킬 역량을 배양하는 일 등이다.

이 같은 통일의 경제 및 외교적 기반을 구축하는 과제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정서적 기반을 조성하는 일이다. 특히 미래 세대에 대한 통일 교육이 필요하다. 통일을 기꺼이 받아들이도록 통일의 효과와 당위성에 관해 정확히 알려야 한다. 물론 이에 앞서 우리 사회의 통합부터 실천해야 한다. 동질화된 사회 안에서조차 화합을 이루지 못한다면, 어떻게 수십 년 동안 갈라져서 극도로 이질화된 사회와 화합할 수 있겠는가. 우리 사회 내부를 향해 시선을 돌려보아야 한다.

대한민국 사회에는 눈에 보이는 혹은 보이지 않는 갈등들이 있다. 소득 계층, 지역, 이념, 세대 간 갈등 등이다. 어느 사회든 마찰은 있는 법이다. 하지만 이 마찰을 극복해가는 유연성은 사회마다 차이가 있다. 갈등을 극복한 저력을 바탕으로 더욱 건강한 사회로 발전할 수도 있고, 영원히 분열된 상태로 고착되기도 한다.

그런데 사회의 문화는 사회 구성원의 가치관이 형성돼가는 청소년기 교육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청소년들이 자신과 사고나 생활 방식이 다른 타인의 존재와 가치를 인정하고, 생각의 차이를 양보하는 마음으로 좁혀가는 자세를 갖도록 어른들이 먼저 실천하고 가르쳐야 한다. 나와 다르다는 사실만으로 배척하고 한마당에서 공존하기를 거부하는 사회는 힘을 발휘할 수 없다. 그런 사회는 차라리 분단의 경계를 그은 두 사회보다도 큰 해악을 가져올 수 있다.

 

통일을 원한다면 우선 대한민국 안의 작은 통합을 먼저 이루어야 하며, 이를 토대로 남북한의 큰 통일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통합은 경쟁에서 처진 집단이 위축되는 상황을 의미하지 않는다. 하나의 집단이 다른 집단을 지배하는 형태는 더더욱 아니다. 통합은 서로 조화하는 것이고 공존하는 것이다. 장차 통일 한국의 주역인 지금의 청소년들에게,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도 열린 마음으로 어울리는 자세를 행동으로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통일 교육의 든든한 토양이 될 것이다. 통일은 여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