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2018년까지 만들라" 지시]

"성공하면 당신 동상 세워주마" 군수공업부장에게 개발 독려
軍 "소련 골프급처럼 3발 탑재 잠수함 건조 착수했을 가능성"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북한 건국 70주년인 2018년 9월 9일까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관을 2~3기 갖춘 신형 잠수함을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도쿄신문이 26일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북한이 SLBM 발사관 3기를 갖춘 배수량 3000t급 잠수함을 개발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북한이 지난 24일 SLBM 발사에 성공한 잠수함은 발사관이 1기뿐이다. 김정은은 사전 탐지가 어려워 '은밀한 킬러'로 불리는 SLBM을 2~3발 연속 발사할 수 있는 대형 잠수함 보유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김정은은 이미 작년 6월 노동당 간부들에게 이런 내용을 지시했다고 한다. 중거리탄도미사일 무수단 발사 실험 직후 열린 연회에서 리만건 당 군수공업부장에게 "성공하면 당신 동상을 세워주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일본 방위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잠수함·잠수정 등 총 78척을 보유하고 있다. 북한은 이미 1990년대 중반 소련의 골프급(3500t급) 잠수함을 고철로 도입한 뒤 이를 바탕으로 이번에 SLBM을 발사한 신포급(2000~2500t급) 잠수함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앞으로 소련 잠수함을 분석해 얻은 기술을 토대로, SLBM을 여러 발 쏠 수 있는 새 잠수함 건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골프급은 길이도 98m로 신포급(67m)보다 크고, SLBM 3발을 장착할 수 있다. 신포급은 SLBM 1발만 탑재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북한 잠수함 건조 능력을 고려할 때 3000t급 잠수함을 만들라는 김정은 지시가 실현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북한이 1800t급 잠수함(로미오급)을 건조한 것은 1970~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잠수함 전문가인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북한은 30~40년 전에 현재 주력 잠수함인 1800t급을 건조한 기술을 갖췄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북한은 23척의 로미오급 잠수함을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보다 작은 침투용 소형 잠수함(280~300t급)과 연어·유고급 잠수정(80~130t)도 독자적으로 건조했다.

군사전략적으로도 북한은 3000t급 이상 잠수함 보유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현재 보유 중인 신포급 잠수함은 SLBM을 1발만 실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크기가 작아서 SLBM 발사의 충격으로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유사시 1발만 탑재하고 공격에 나섰다가 불발하면 무용지물로 전락할 수 있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소련의 골프급(3500t급)처럼 SLBM을 3발 정도 탑재하는 잠수함 제작에 이미 착수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SLBM 발사 성공 직후 "김정은이 '핵무기 운반 수단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한 것도 신형 잠수함 건조설을 뒷받침한다. 북한은 동해안 신포항에 신형 SLBM 잠수함 기지도 신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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