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전대 출신 탈북자 김은실(26)씨가 북한 가요 음반 ‘기러기떼 날으네’를 내며 가수로 데뷔했다.

올해 초 식구들과 함께 제3국을 거쳐 한국에 건너온 김씨는 북한에서 선전대 가수로 노래를 부르던 ‘북한 가수’ 출신. 이번 음반 취입은 북한에서 작곡가로 활동하다가 올초 비슷한 시기에 귀순한 김강철씨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김강철씨는 최근 북한 노래 ‘휘파람’ 음반이 한국에서 출반되는 걸 본 뒤, 탈북자 모임에서 만난 김씨에게 “북한 노래는 북한 가수가 불러야 제 맛이 난다”며 취입을 권유했다. 김씨는 애상적인 70년대 복고풍 선율에 고향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기러기떼 날으네’를 비롯, ‘반갑습니다’ ‘휘파람’ ‘비둘기야 날아라’ 등 북한에서 인기있는 가요 60곡을 취입했다.

이 노래들은 이달 15일을 전후해 CD 3장짜리 시리즈로 나온다.

김씨는 남한에서의 가수 데뷔로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이 피해를 볼 것을 우려, 가명을 쓰고 검은 안경으로 얼굴을 가린 채 활동할 예정이다.

/권혁종기자 hjkwon@chosun.com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