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제7차 전략·경제 대화가 6~7일 이틀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다. 미국에선 존 케리 국무장관과 제이컵 루 재무장관이, 중국에선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왕양 경제담당 부총리가 참석한다. 이번 대화는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국제 제재의 전열을 흐트러뜨리기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시점에서 열린다.

중국은 지난 1일 시진핑 주석이 김정은의 특사를 만나더니 주요 당국자들이 연일 나서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6일에도 인민해방군 부참모장이 국제회의장에서 "능동적으로 협상 테이블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했다. 중·러는 미국의 독자적 대북 제재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미·중 간에는 북의 핵·미사일 문제 외에도 다른 중요한 사안들이 적지 않다. 남중국해에선 점차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고 환율과 무역, 사이버 등 전방위 분야로 양국의 이익 충돌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 가장 절박한 현안은 북핵이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이대로 놔두면 북핵이 실전 배치되는 상황을 막을 수 없고 미·중 모두 원치 않는 사태로 끌려들어 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중국이 또다시 북핵 폐기보다 북한 정권 안정을 더 중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 미국은 중국 업체 화웨이에 대한 조사로 대북 제재를 대중(對中) 압박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많은 중국 기업들이 유엔 결의 뒤에서 북과 거래를 해왔다는 점에서 필요한 조치다. 그러나 이런 조치들의 최종 목표는 북한이지 중국일 수 없다. 미·일 밀착이 지나쳐 중국의 반발을 사고 이것이 대북 제재에 균열을 만들 가능성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는 11월이면 새 미국 대통령이 결정된다. 어느 나라든 이런 유동적 시기엔 현안을 뒤로 미루려는 경향이 있다. 그렇게 된다면 북핵 문제도 미국에 새 정권이 들어서 대북 정책 노선이 결정되는 내년 중반기까지 위험한 공백에 빠질 수 있다. 북이 이런 상황을 이용해 핵 실전 배치의 기술적 분수령에 해당하는 5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미·중 모두에 최악의 실패다. 이번 미·중 전략대화에서 양국이 최소한 대북(對北) 문제에 관해서만큼은 갈등이 아니라 일치를 이뤄야만 동북아 평화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 정부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첫 번째 중대한 고비가 왔다는 심각한 상황 인식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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