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북한 김정은 정권이 지난 3월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2270호 채택 이후에도 최근까지 스위스로부터 오메가 등 초고가 시계는 물론 의료장비 등의 반입을 계속 추진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유아시아방송(RFA)는 25일(현지시간)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3월 초 유엔 안보리가 역대 최강 수위의 대북제재 결의를 채택한 이후 최근까지 북한의 스위스 시계 구매 시도가 있었다고 전했다. 주로 북한의 통전부나 당39호실이 운영하는 위장 무역회사를 통해 스위스제 시계류 반입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 김정은 일가와 특권층 전용병원인 봉화진료소용으로 추정되는 고가의 스위스제 최신 의료장비와 약품에 대한 반입 역시 추진 중이라고 RFA는 지적했다. 소식통은 금융제재가 대폭 강화된 상태에서 북한이 고가의 사치품과 의료장비 도입을 여전히 시도하는 것으로 볼 때 김 위원장의 유럽 내 비자금이 자금 출처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 일가가 해외에 은닉해둔 비자금 규모는 최소10억 달러에서 최대 40억 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김씨 일가의 통치자금 조성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고위층 출신 탈북자들은 이 비자금이 주로 유럽지역에 분산, 은닉돼 있다고 증언하고 있다. 특히 어린시절 스위스에서 유학하며 청소년기를 보낸 김정은에게 매우 친숙한 스위스에만 수 억 달러가 예치된 것으로 RFA는 추정했다.

 

한편 스위스 연방경제교육연구부 관계자는 26일 RFA에 "북한의 자산 규모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파악된 자료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스위스의 대북 금융제재 조치로 앞으로 일부 북한 관련 자산의 경우 동결될 수 있다며 조치가 내려질 경우 즉각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스위스는 지난 18일 자국내 북한 관련 자산의 전면 동결과 은행 계좌 폐쇄, 대북 금수 사치품 25개 지정 등 강력한 포괄적 대북 독자제재를 전격 단행한 바있다. 25개 대북 금수 사치품에는 고급시계를 비롯해 캐비어(철감상어알), 송로버벗, 고급 빵 과자류, 와인, 코냑,시가, 귀금속, 가방, 카펫, 고급 가전제품, 차동차, 스키 및 수영장 장치와 장비 등이 지정됐다.

aeri@newsis.com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