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북한 인도적 문제 ‘강조’...현 대북 정책 차별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방한 이틀째인 26일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강조했다.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에 집중하는 정부의 대북 정책과 ‘차별화’를 꾀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대권 도전에 대해서는 ‘과장된 해석’이라고 수위 조절에 나섰다.

반 총장은 이날 제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주포럼 개막식 기조 연설에서 "우리는 (북한과) 대화를 향한 길을 다시 찾아야 할 것"이라면서 "저는 북한에 더 이상 도발을 중단하고 국제적 의무를 준수하는 방향으로 돌아올 것을 촉구하고 싶다"고 밝혔다.

앞서 반 총장은 전날 관훈클럽 간담회에서도 "대북 압박을 계속 해나가는 과정에서도 인도적 문제를 통해 물꼬를 터 가며 대화하고 긴장을 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반 총장은 “한반도에서 갈등이 고조되면 동북아, 그 너머 지역까지 어둠의 그림자가 깔릴 수 있다”면서 “저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개인적으로도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북한의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 필요성도 언급하긴 했다. 반 총장은 “북한은 최근 대단히 우려스러운 행동을 취한 바 있다”면서 “국제사회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대응했고, 안보리 결의 2270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제재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안보리) 결의가 온전하게 실시됐을 때 한반도 비핵화가 촉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전 세계는 단호한 입장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날 관훈클럽 간담회에서 대권 도전 의사를 강력히 시사했던 반 총장은 이날 기조 연설에서는 대선 출마와 관련해서 말을 아꼈다.

반 총장은 기조 연설에 앞서 전현직 외교 인사들과의 조찬 자리에서도 자신의 뜻이 확대 해석됐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참석자들이 알렸다.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은 조찬을 마친 후 “반 총장이 관훈클럽에서 한 얘기가 너무 과잉 해석된 것 같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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