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북-중 국경도시인 창바이 (장백)현에서 피살된 조선족 중국인 한충렬 장백교회 목사에 대해 교계의 애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 목사가 대북 선교활동때문에 북한의 납치 시도등 위협에 시달려왔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는 3일 미국의소리(VOA) 와의 인터뷰에서 한 목사가 20년 가까이 북한 주민들을 도우며 지하교회 지원활동을 해왔다면서, 이런 활동이 북한 당국에 발각돼 장백교회의 한 신도가 지난해 북한에 납치돼 생사조차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성경공부를 하던 청년들도 체포돼 그 중 3명이 올해 1월 처형됐다는 얘기도 내부 소식통으로부터 직접 들었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이런 문제 때문에 한 목사가 북한으로부터 위협 받아왔다면서 "한 목사를 (북한이) 계속 납치하려고 여러번 시도했다"고 말했다.

VOA에 따르면 중국 공안당국은 아직 한 목사의 피살 여부와 이유를 확인하지 않고 있지만,단순 살인사건으로 보지 않고 상당한 열의를 가지고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목사는 지난 달 30일 중국 지린성 창바이현에서 칼에 목이 베어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이 이끌던 장백교회는 식량을 구하기 위해 국경을 넘은 북한인들이 가장 많이 찾던 곳이었으며, 한 목사와 신도들은 북한에 대량 아사 사태가 발생했던 1990년대 중반부터 직간접적으로 많이 도왔다고 VOA는 전했다. 또 한 목사가 북-중 밀무역을 하는 북한인들을 대상으로 성경을 가르쳐 북한 내부에 파송하는 역할을 해왔다는 것.

한편 기독교 관계자들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당국이 한충렬 목사의 휴대폰에 저장된 정보를 바탕으로 북한 내 지하 기독교인들을 이미 체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 중국 당국이 이번 사건 뿐아니라 그동안 북한에 납치된 것으로 알려진 조선족에 대한 수사를 포괄적으로 실시하도록 국제사회가 압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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