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봉선 고려대 북한학과 겸임교수[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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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해 당 창건 70주년 행사에 이어 다음 달 7차 당대회 행사를 강행하기로 하면서 김정은에 대한 불만이 확산되고 체제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다. 최근 탈북자들과 관계 당국의 분석으로는 북한 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주민들은 당대회를 앞두고 '70일 전투' 명분으로 밤샘 근무 등 노동시간 연장과 각종 시설물 건설 및 관련 비용을 떠맡아 원성이 고조되고 있다.

노동신문은 최근 "전례 없는 제재 압살의 광풍에 (…) 고난의 행군을 다시 시작하여, 절해고도(絶海孤島)에서 홀로 싸울 수도 있다"며 제재로 인한 고통을 인정하는 모습이다. 지난 시절 김일성은 "당이 이룩한 성과 없이, 주민 의식주에 획기적 개선을 하지 않으면 7차 당대회를 개최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김정일이 30년간 당대회를 개최하지 못한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런데도 김정은은 자신의 취약한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무리하게 당대회를 추진하는 것이다.

작년 말부터 당대회를 준비하면서 간부들에게 상납을 강요하고 주민 수탈과 노력 동원도 극에 달하고 있다. 최근 북한군 출신 탈북자들은 빨치산 계통의 원로 간부들 사이에 "김정은 때문에 북한이 머지않아 망할 것이다. 몇몇 군부 무식쟁이의 말만 듣고 정규군도 아닌 소장급의 제2전투훈련국장 림광일을 작전총국장에 임명하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는 등 김정은을 직접 비난하는 현상도 있다고 전했다. '김정은이 어서 죽어야 한다' '배 불리는 수퇘지' 등 욕설 낙서도 곳곳에서 발견됐다. "중국 정부의 대북 제재 동참은 국가 핵을 믿고 중국을 우습게 여겼기 때문에 혈맹마저 등을 돌리게 한 것이다" "진시황 사후 2세 황제인 '호해'의 폭정으로 진이 멸망한 것과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등의 말이 돌자 전국 각 기관·기업소와 인민반이 대북 제재 관련 주민 불평분자 파악·색출에 나섰다. 주민들은 "이런 식으로 하다가는 전체 주민 다 잡겠다"고 분노하는 분위기라 한다.

김정은이 최근 "나라를 배반한 원수는 밖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안에도 있다"고 언급하며 중간 간부들조차 총살당할까 봐 승진을 기피하고 고위 간부들은 "돈이나 있어야 살 수 있다"는 말을 공공연히 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총체적 불안정에 빠져들고 있는 북한의 변화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면서 긴급 사태에도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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