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3일 또다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발사 시험을 실시했다. 잠수함에서 발사된 발사체는 수면 위에서 점화돼 30㎞ 정도를 비행했다. 우리 군 당국은 비행거리가 짧다는 이유로 '발사 실패'로 추정하고 있다고 한다. 비행에는 실패했을지 몰라도 수중에서 미사일을 발사해 물 밖에서 점화시키는 기술은 완성 단계로 가고 있는 것이다. 국방부는 "북의 SLBM은 3~4년 후 전력화할 것으로 보이며 그 시간은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했다.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은 사전에 그 조짐을 탐지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가 추진하는 킬 체인이나 KAMD(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로 막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북이 이 SLBM에 핵탄두를 탑재하는 것은 북핵 위협의 최종 결정판이 된다.

북 풍계리 핵실험장에선 핵실험 준비로 보이는 움직임이 일주일째 포착되고 있다. 국방부는 "북한이 5차 핵실험을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르면 북한 인민군 창건일인 오늘, 늦어도 당 대회가 열리는 5월 7일 이전까지 핵실험을 강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북한은 36년 만에 열리는 당 대회를 통해 '핵무장 완결'을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

북이 4차 핵실험을 실시한 이후 국제사회는 강력한 대북 제재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것으로 북한이 손을 들고 북핵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판단한다면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보는 것이다. 과거보다 강하다고는 하지만 지금의 이 대북제재도 여전히 북한 정권을 망하게 할 정도는 아니다. 북 정권의 핵 야욕과 핵 게임을 무력화하기엔 역부족이다.

북이 SLBM 시험과 함께 5차 핵실험까지 성공할 경우 북핵 사태는 또 한 차례 중대한 고비를 맞는다. 핵을 무기로 우리에 대한 압박과 도발을 노골화할 수도 있고, 전격적인 '핵 동결' 카드를 꺼내 들고 국면 전환을 강요할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든 국제사회의 단결을 흔들어 틈을 만들 수 있다. 당장 5차 핵실험 때 대북 원유 공급 중단 등 실효성 있는 조치가 취해질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안보가 또 한 차례 도전 앞에 서 있는데 국내 정치는 분열돼 있다. 모두가 경각심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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