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이달 말 남북한 동시방문이 한반도 정세 전환의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메가와티 대통령은 이달 28-30일까지 방북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곧바로 30일 서울에 도착,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다.

그의 남북 동시방문은 지난해 5월 스웨덴의 요란 페르손 총리에 이어 두번째로, 당시 `2003년까지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의 뜻을 페르손 총리를 통해 전했던 김 위원장이 이번 메가와티 대통령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대외에 천명할지 관심이다.

메가와티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선대(先代) 때부터 `형제'의 인연을 맺어온 각별한 사이였다.

메가와티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첫 만남은 37년전인 지난 6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두 사람은 지난 65년 4월 김일성(金日成) 주석이 반둥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를 방문할 때 최고 통치권자의 자녀로 처음 만났다.

당시 파자자란 대학 농업부 1학년에 재학중이던 메가와티는 공항 영접행사에서 김 주석에게 꽃다발을 전했고, 아버지 수카르노 전 대통령이 주최한 대통령궁 만찬에서 인도네시아 전통춤을 직접 공연하기도 했다.

메가와티 대통령은 이 행사 때 김일성대를 졸업한 뒤 당 조직지도부 지도원으로 김주석을 수행한 김 위원장을 처음 만났던 것. 비동맹권 유대강화를 외쳤던 김일성-수카르노간 인연도 수카르노가 실각할 때까지 계속됐다.

메가와티는 부통령시절인 지난 2000년11월 인도네시아를 국빈방문한 김대중 대통령에게 '북한을 방문하면 김 위원장을 형제지간으로 만나 한반도 화해.협력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우리 정부가 지난 1월 부시 미국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악의 축' 언급과 2월 방한시 거듭된 북미대화 제의 이후 남북한을 첫 동시방문하는 정상이자 과거부터 깊은 인연을 가진 메가와티 대통령의 방북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는 이미 외교채널을 통해 메가와티 대통령 방북시 김 위원장에게 남북, 북미대화의 조속한 재개 필요성을 설득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18일 '인도네시아도 우리의 한반도 화해.협력정책을 깊이 이해하고 있는 상태로 적절한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 등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완강한 입장을 보이는 북한이 메가와티의 `설득'에 얼마나 전향적 입장을 보일지 회의론도 적지 않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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