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교관들 '고난의 행군'… 공관서 콩나물 길러 팔기도
 

해외 주재 북한 외교관들이 '고난의 행군'을 벌이고 있다. 공관 운영비를 마련하기 위해 콩나물을 기르고, 돈이 없어 질병 치료도 제때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주재 북한 대사관에 근무하다 탈북한 A씨는 14일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였던 김춘국이 최근 간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안다"며 "그는 평소 건강검진을 받지 못하다가 뒤늦게 간암 판정을 받았고 현지에서 사망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의 월급은 700달러이고, 참사가 600달러, 1등 서기관 500달러 수준"이라며 "이 돈으로는 유럽에서 건강검진은커녕 치료를 받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북한에 "돈을 보내 달라"는 전보를 치면 "대사관 문 닫고 철수하라"는 답신이 온다고 한다. 최근 사망한 김춘국 대사는 북한 외무성 유럽국장을 지냈다. A씨는 "유럽은 의료보험이 비싸 무보험으로 버티는 북한 외교관이 많다"며 "중병에 걸려도 병원 치료는 엄두를 못 낸다"고 전했다.
/이철원 기자[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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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인 홍순경 전 태국 주재 북한 참사관은 "동남아 국가 대사들의 월급은 400달러도 안 된다"며 "우리나라 기초생활수급자보다 더 어렵게 산다"고 말했다. 대사관 경비를 자체 마련해야 하는 것도 문제다.

러시아 북한 대사관에서 근무했던 한 탈북자는 "러시아 대사관에선 콩나물을 길러 팔았다"며 "독일의 북한 대사관은 공관 일부를 임대해주고 경비를 마련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주재 북한 외교관들은 코뿔소 뿔 등을 밀거래하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북한 외교관들은 선진국보다 돈 벌기가 쉬운 후진국 근무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자인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 외교관들은 돈이 부족하다 보니 대외 활동도 자연스럽게 위축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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