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7일부터 연합 방어훈련인 키리졸브와 독수리 훈련을 실시한다. 이번 훈련은 핵 항공모함·핵 잠수함·스텔스 폭격기 등 투입되는 전략 무기 측면에서 사상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특히 한·미는 북의 전쟁 도발 시 핵미사일 기지와 정권 수뇌부를 타격하는 이른바 '참수(斬首) 작전'을 훈련에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이 실시될 때마다 "북침(北侵) 훈련"이라고 억지를 쓰며 거친 언어와 행동으로 위협했다. 2010년에는 훈련 직후 천안함을 폭침해 46명을 희생시키는 참극까지 감행했다. 이번 위협은 이미 과거 수준을 넘어섰다. 북한군은 지난달 23일 "참수 작전의 사소한 움직임만 보여도 청와대와 미국 본토를 선제 타격하겠다"는 성명을 내놓았다. 3일에는 김정은까지 나서 "실전 배치한 핵탄두들을 쏴 버릴 수 있게 항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협박했다. 다음 날 노동신문은 '묵사발' '잿가루'란 표현으로 핵 공격을 시사했다. '자위(自衛) 수단'이라고 강변하던 핵을 이제 대남 위협 수단으로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연합 훈련은 새로운 유엔 제재가 실시된 가운데 이루어진다. 3일 필리핀 정부의 북한 화물선 몰수를 시작으로 유엔 제재는 실천으로 옮겨지고 있다. 미·일에 이어 유럽연합도 독자 제재를 준비하고 있고, 우리 정부도 이번 주 대북 제재를 추가로 발표한다. 북한은 오는 5월 36년 만에 노동당 대회를 개최해 김정은 세습 정권의 확립을 대내외에 과시할 계획이다. 북한 정권은 이번 대북 제재가 김정은의 권위에 상처를 입히지 못하도록 온갖 수단을 동원할 게 틀림없다.

북의 과거 행태로 볼 때 최근의 협박이 실제 도발로 연결될 가능성을 결코 배제할 수 없다. 3일 북의 대구경 방사포 시험 발사와 김정은의 핵 발언을 도발의 신호탄으로 인식해야 한다. 정부는 북의 무인기 공격과 민간인을 노리는 '소프트 타깃' 테러, 국가 정보망과 민간 신용 질서를 공격하는 사이버 테러 등 모든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 기업이나 국민들도 긴장감을 높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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