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3명의 남한 사람들이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스페인 대사관에 진입한 탈북자 25명의 난민지위 인정과 한국행 요구사건에 직간접으로 깊이 관여한 것으로 17일 밝혀졌다.

지난 14일 탈북자 25명이 주중 스페인 대사관으로 들어서던 장면을 현장 부근에서 목격한 남한의 한 인사는 이날 '탈북자들이 난민 지위를 인정 받기 위해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 16일 낮 11시 10분께 베이징에서 귀국한 도희윤(都希侖.35) `피랍 탈북자 인권과 구명을 위한 시민연대'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11일 중국을 방문중 한 국내인사로부터 외국 단체와의 협력으로 탈북자들이 외국 대사관으로 들어갈 계획이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도 대변인은 '연락을 받은뒤 지난 13일 베이징의 한 식당에 가보니 탈북자 25명과 독일 의사인 노르베르트 폴러첸 박사를 비롯한 외국인 10여명, 그리고 한국인 2명이 와 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탈북자들의 외국 대사관 진입 사태가 향후 미칠 영향 등을 확인하는 차원이었기 때문에 결코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도 대변인은 '당시 식당에서 한 외국인 활동가는 탈북자들이 대사관을 진입하기전 모자를 쓰는 등 관광객 차림으로 위장하자는 제안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외국인 활동가는 탈북자들이 대사관 진입 직전 베이징에 있는 외국언론기관에도 이 사실을 미리 알려 취재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하는등 사전계획을 세웠다고 도 대변인은 전했다.

탈북자들은 이같은 치밀한 계획에 따라 D-데이 하루전에는 대사관 진입 성공을 위한 사전 도상훈련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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