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문제가 중국을 미묘한 입장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베이징(北京)주재 스페인대사관에 들어가 한국행 의사를 밝혔던 탈북자 25명의 제3국(필리핀) 출국과 관련, 중국이 역사적으로 대북 관계를 `입술과 이'만큼 가까운 관계로 여겨왔지만 최근 북한과 약간 거리를 두면서 한반도 화해를 장려하려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중국 정부가 제네바에서 열리는 유엔 인권위원회 회의를 목전에 두고 탈북자들을 북한에 강제송환함으로써 서방 여론을 외면하길 원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LA 타임스는 기근을 피해 북한을 탈출한 주민이 적어도 10만명에서 많게는 40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인권단체들의 말을 인용, 강제송환된 탈북자들은 강제노동수용소에서 고문을 받거나 간혹 처형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신문은 중국이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유엔난민협약 대신 (검거한) 탈북자를 송환키로 한 1961년 북한과 합의를 존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베이징 주재 한국대사관에 대해 탈북자를 직접 지원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탈북자들이 한국으로 오기전 필리핀, 몽골, 베트남 등과 같은 제3국을 추방된다고 밝혔다.

신문은 이번 탈북자중 일부는 작년 중국으로 탈출을 시도했다가 붙잡혀 송환됐다며 노동수용소에선 탈북에 실패한 사람들이 구타.고문.강간을 당하거나 처형되며 죽을 때까지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탈북자 25명중 하나인 유동혁(45.치과의사)씨는 '북한은 창살없는 거대한 감옥'이라며 '우리는 사람이 아니다. 짐승만도 못하다'고 말한 것으로 신문은 전했다./로스앤젤레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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