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北 연평도 포격' 5년… 벌써 '잊힌 도발' 되나]
-국비 지원액 절반 줄어
전력증강도 아직 미흡
신형미사일 등 배치했지만 적의 섬상륙 막기 힘들어
-北 우리 사격훈련 또 협박
해병대원들 결의는 굳건 "도발땐 5년전 빚까지 응징"
정부는 연평도 포격 도발 이듬해인 2011년 서해 5도 종합발전계획을 마련했다. 10년 동안 78개 사업에 민간자본을 포함해 9109억원을 들여 피해 복구, 노후주택 개량, 생활안정자금 등 각종 지원을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올해까지 총지원 액수는 2583억원으로 목표의 절반에 불과했다. 국비 지원액은 2011년 426억원에서 올해 232억원으로 줄었다.
연평도 주민 변종현(56)씨는 "매달 나오는 생활지원금 5만원 외에는 피부에 와 닿는 정부대책이 없다"고 했다. 서해 5도를 찾는 관광객 수도 2013년 14만3000명에서 작년 10만6000명으로 줄었다. 연평도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차득재(75)씨는 "포격 도발 직후에는 연평도를 응원한다면서 관광객들이 꽤 찾아왔는데 이제는 군부대 공사장 인부를 빼고는 손님이 거의 없다"고 했다.
군은 연평도 포격 도발 직후 서북도서 방위사령부 창설 등 대대적인 전력 증강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K-9 자주포 배치 규모를 4배가량 늘리고, 130㎜ 다연장로켓 '구룡', 사거리 25㎞로 북 해안포 공격에 효과적인 이스라엘제 '스파이크' 미사일, 공격형 헬기 '코브라' 등을 배치했다. 하지만 여전히 북한의 도발 의지를 꺾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서북도서에선 1950년대 생산된 M-48 전차와 6·25전쟁 때 쓰던 전차의 포탑을 활용한 해안포를 여전히 사용 중이다. 북한이 섬 상륙 작전을 시도할 경우 이를 막아내는 역할을 하기 힘들다. 북한군 동태를 24시간 감시하기 위해 2012년까지 도입하려던 전술비행선(일종의 열기구)도 사업이 좌초돼 올해 다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이 지역에서 추가 도발 징후를 보이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22일 "북한은 최근 백령도·연평도 등 서북도서 점령을 가정해 잠수정과 저공 침투용 수송기(AN-02)를 이용한 특수부대 침투 훈련 횟수를 2~3배 늘렸다"고 말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육·해·공 도서 상륙 훈련을 참관하는 장면도 여러 차례 포착됐다. 북한은 연평도 포격 도발을 감행한 직후 백령도에서 50여㎞ 떨어진 황해남도 고암포에 공기부양정 기지를 건설하고 누천·태탄 공군기지에 헬기 70여 대를 배치했다. 올 중순에는 연평도에서 북서쪽으로 약 4㎞ 떨어져 있는 갈도에 122㎜ 방사포(다연장로켓)도 들여왔다.
군은 23일 연평도 포격 5주년을 맞아 이 일대에서 사격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번 훈련 참가를 위해 해병대 연평부대 소속 김성우(22)·이원규(22)·설정호(21) 병장이 23일 예정이었던 전역을 25일 훈련 종료 시까지 스스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또 5년 전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K-9 자주포 대원으로 대응 포격을 했던 천중규(30) 중사도 지난 9월 연평도 포병부대로 자원해 돌아왔다. 그는 "북한이 또다시 도발하면 5년 전 빚까지 합쳐서 응징하겠다"고 했다. 북한은 22일 "남한군이 사격 훈련을 강행하면 무자비한 응징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