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北 연평도 포격' 5년… 벌써 '잊힌 도발' 되나]

-국비 지원액 절반 줄어
전력증강도 아직 미흡
신형미사일 등 배치했지만 적의 섬상륙 막기 힘들어

-北 우리 사격훈련 또 협박
해병대원들 결의는 굳건 "도발땐 5년전 빚까지 응징"

북한이 연평도 포격 도발을 일으킨 지 23일로 5년이 된다. 우리 정부는 이후 대대적인 전력 증강과 주민 지원 계획을 밝혔으나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

정부는 연평도 포격 도발 이듬해인 2011년 서해 5도 종합발전계획을 마련했다. 10년 동안 78개 사업에 민간자본을 포함해 9109억원을 들여 피해 복구, 노후주택 개량, 생활안정자금 등 각종 지원을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올해까지 총지원 액수는 2583억원으로 목표의 절반에 불과했다. 국비 지원액은 2011년 426억원에서 올해 232억원으로 줄었다.
 

연평도 해안 경계 나선 해병대원 해병대원들이 북한의 포격 도발 5주년을 하루 앞둔 22일 연평도에서 해안경계작전을 펴고 있다. 북한은 2010년 11월 23일 6·25전쟁 이후 처음으로 우리 영토에 170여 발을 포격, 해병대 장병 2명이 전사하고 16명이 부상했다. 민간인 2명도 사망했다. /뉴시스[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연평도 해안 경계 나선 해병대원 해병대원들이 북한의 포격 도발 5주년을 하루 앞둔 22일 연평도에서 해안경계작전을 펴고 있다. 북한은 2010년 11월 23일 6·25전쟁 이후 처음으로 우리 영토에 170여 발을 포격, 해병대 장병 2명이 전사하고 16명이 부상했다. 민간인 2명도 사망했다. /뉴시스[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연평도 주민 변종현(56)씨는 "매달 나오는 생활지원금 5만원 외에는 피부에 와 닿는 정부대책이 없다"고 했다. 서해 5도를 찾는 관광객 수도 2013년 14만3000명에서 작년 10만6000명으로 줄었다. 연평도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차득재(75)씨는 "포격 도발 직후에는 연평도를 응원한다면서 관광객들이 꽤 찾아왔는데 이제는 군부대 공사장 인부를 빼고는 손님이 거의 없다"고 했다.

군은 연평도 포격 도발 직후 서북도서 방위사령부 창설 등 대대적인 전력 증강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K-9 자주포 배치 규모를 4배가량 늘리고, 130㎜ 다연장로켓 '구룡', 사거리 25㎞로 북 해안포 공격에 효과적인 이스라엘제 '스파이크' 미사일, 공격형 헬기 '코브라' 등을 배치했다. 하지만 여전히 북한의 도발 의지를 꺾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서북도서에선 1950년대 생산된 M-48 전차와 6·25전쟁 때 쓰던 전차의 포탑을 활용한 해안포를 여전히 사용 중이다. 북한이 섬 상륙 작전을 시도할 경우 이를 막아내는 역할을 하기 힘들다. 북한군 동태를 24시간 감시하기 위해 2012년까지 도입하려던 전술비행선(일종의 열기구)도 사업이 좌초돼 올해 다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이 지역에서 추가 도발 징후를 보이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22일 "북한은 최근 백령도·연평도 등 서북도서 점령을 가정해 잠수정과 저공 침투용 수송기(AN-02)를 이용한 특수부대 침투 훈련 횟수를 2~3배 늘렸다"고 말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육·해·공 도서 상륙 훈련을 참관하는 장면도 여러 차례 포착됐다. 북한은 연평도 포격 도발을 감행한 직후 백령도에서 50여㎞ 떨어진 황해남도 고암포에 공기부양정 기지를 건설하고 누천·태탄 공군기지에 헬기 70여 대를 배치했다. 올 중순에는 연평도에서 북서쪽으로 약 4㎞ 떨어져 있는 갈도에 122㎜ 방사포(다연장로켓)도 들여왔다.

군은 23일 연평도 포격 5주년을 맞아 이 일대에서 사격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번 훈련 참가를 위해 해병대 연평부대 소속 김성우(22)·이원규(22)·설정호(21) 병장이 23일 예정이었던 전역을 25일 훈련 종료 시까지 스스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또 5년 전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K-9 자주포 대원으로 대응 포격을 했던 천중규(30) 중사도 지난 9월 연평도 포병부대로 자원해 돌아왔다. 그는 "북한이 또다시 도발하면 5년 전 빚까지 합쳐서 응징하겠다"고 했다. 북한은 22일 "남한군이 사격 훈련을 강행하면 무자비한 응징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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