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주재 스페인 대사관에 진입해 한국행을 요구했던 탈북자 25명을 태운 중국 남방항공 CZ 377편이 15일 밤 9시47분(한국시간 10시47분) 필리핀 마닐라의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에 착륙했다고 공항 관리들이 밝혔다.

샤먼(廈門)을 경유해 마닐라에 도착한 탈북자들은 '인도주의적인 이유'로 이날밤을 공항내 환승지역에서 보낸뒤 16일 마닐라에서 한국행 첫 비행기를 타고 떠날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와 관련된 필리핀 당국자들의 말이 엇갈려 16일 중에 한국행이 이뤄질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공항 관리들은 16일 한국으로 떠나는 첫 비행기는 대한항공편으로 출발시간은 낮 12시30분(한국시간 1시30분)이라고 말했다.

프랭클린 에브달린 필리핀 외무차관은 탈북자들이 도착하기전 필리핀 외무부 관계자들과 손상하 마닐라 주재 한국대사와의 면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마닐라는 단지 환승을 위한 경유지일 뿐이라면서 '탈북자들이 16일 한국으로 출발하는 첫 항공편으로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에브달린 차관은 손 대사가 탈북자들을 필리핀 도착 즉시 한국행에 오르는 것이 모양새가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로 오는 18일까지 필리핀에 머물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필리핀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필리핀의 로일로 골레즈 필리핀 국가안보보좌관은 AFP통신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자신이 직접 공항에 나가 탈북자들을 만났다고 밝히고 이들이 '3일내로' 필리핀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골레즈 국가안보보좌관은 '그들이 괜찮아 보였지만 불안 때문에 눈에 띄게 피곤해 보였다'면서 '안전상의 이유때문에 그들이 머물 장소를 밝힐수 없지만 모처에 머문뒤 3일내로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골레즈 보좌관은 이어 탈북자들이 이민국 요원들과 군,경찰에 의해 안전한 장소로 옮겨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항에는 골레즈 보좌관외에 호세 데 베네치아 필리핀 의회의장과 테오도로 록신 의원 등과 한국 외교관 3명,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대표가 나가 기내에서 탈북자들을 맞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골레즈 국가안보보좌관의 말처럼 이들 탈북자들의 한국행 출발일정에 변화가 있는것인지, 계획에 변화가 있다면 무엇때문인지는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다.

앞서 테오피스토 긴고나 필리핀 부통령도 필리핀이 남.북한과 모두 국교를 수립하고 있는 점을 강조하면서 탈북자들이 필리핀 영토로 입국을 허용하지 않고 단지 공항에서만 머물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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