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14일 북한과 첫 각료급 회담을 열고 북한에 미국 및 한국과의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데니스 맥셰인 외무부 국무상은 이날 유럽순방 경제연수단을 이끌고 영국을 방문한 리광근 북한 무역상을 만나 '영국은 북한이 교역과 투자를 개방하기를 희망하며 이번 대화기회를 환영한다'고 말하고 '그러나 진전여부는 북한이 미사일 개발과 인권문제 등 국제적 우려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영국은 북한이 다른 나라들과 정치적.경제적으로 교류하기를 희망하지만 북한은 미국 및 한국과의 대화 재개로부터 이를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맥셰인 국무상에 이어 리광근 무역상을 면담한 국제무역.투자담당 국무상 사이먼스 남작도 양국간 무역잠재력에 대해 논의하게 된 것을 환영하나 북한은 국제사회의 우려에 대한 반응을 포함해 이에 필요한 기업환경 조성을 위해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리광근 무역상과 부상급 고위관리 3명을 포함한 11명의 북한 경제연수단은 런던증권거래소와 영국 중앙은행, 재무부, 금융감독원, 대외무역청 등도 방문했다.

영국 외무부는 북한 대표단에 경제관리, 통화정책, 구조개혁 등에 대한 영국의 사례를 소개함으로써 북한의 경제 및 사회개혁을 유도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회담에 앞서 영국 외무부는 북한이 무역과 투자분야 등에서 지원을 받으려면 기업환경 개선 등 경제적 여건 조성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남북대화와 북미관계 개선 등에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북한측에 전달할 것임을 주영 한국 대사관측에 알려왔다.

영국은 지난해 북한과 수교한 뒤 10월 대외무역청 주도로 투자사절단을 북한에 파견한 바 있으나 양국의 각료급 관계자들이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북한 연수단의 유럽순방은 지난해 3월 외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가 유럽연합(EU) 대표단을 이끌고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정일 위원장이 경제개혁 필요성을 인정함에 따라 북한관리들의 시장경제와 경제개혁 학습을 위한 경제연수단 파견을 제의, 합의한데 따른 것이다.

북한 경제연수단은 지난 3일부터 유럽연합(EU)을 비롯, 벨기에, 이탈리아, 스웨덴, 영국 등 4개국을 순방하고 15일 귀국길에 올랐다.

이들은 지난 3-6일 벨기에를 방문해 투자보장협정 및 이중과세방지협정 체결을 제안하고 초안까지 제시했으나 벨기에 정부는 시간을 두고 검토하자는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또 벨기에에 정부관리들의 연수를 위한 장학금 지원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대표단은 지난 6-9일 이탈리아, 9-12일 스웨덴을 방문했다./런던=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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