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집권 이후 국내에 들어온 북한 해외 주재관이 3년째 늘고 있다고 국정원이 20일 국회 정보위에 보고했다. 2013년 8명이었던 것이 작년에 18명으로 늘더니 올해 들어서는 10월 중순까지만 20명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국내에 들어온 이들 주재관 귀순자 중에는 상당한 고위급 엘리트들도 있다고 한다.

국정원은 이날 또 김정은 집권 이후 집권 세력의 응집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보고했다. 노동당과 군, 내각 주요 간부들 사이의 운명 공동체 의식이 김일성 시대의 100을 기준으로 했을 때 김정일 시대는 50~70, 김정은 시대는 10 정도인 것으로 평가된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최근에는 수령보다 돈에 대한 충성심이 더 강해지고 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이 말한 해외 주재관 가운데는 외교관 외에 외화벌이 사업을 하는 상사원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성(黨性)이 확실한 사람만 해외에 나갈 수 있는 북 체제의 특성을 감안할 때 북한 내에서는 중산층 이상 상류층이라고 볼 수 있다. 북 체제를 지탱하는 계급에 속한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탈출하기 시작했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 섣불리 단정하기엔 이르지만 김정은 체제 일각에 이상 신호가 켜진 것만은 분명하다.

김정은은 장성택 행정부장,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등 수십명의 최고위 엘리트를 처형하는 등 공포정치로 권력을 강화해왔다. 한편에선 장마당 확대 등 일부 경제 자유화 조치로 이반되는 민심을 달래왔다. 엘리트 탈출은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사회주의 국가들이 무너질 때도 상류층 이탈이 붕괴의 신호였다. 북한 엘리트 이탈은 아주 작은 것이라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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