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재 스페인 대사관에 진입한 탈북자 25명이 15일 필리핀을 거쳐 오는 17일께 서울에 도착할 예정인데 향후 이같은 사례가 빈발할지에 상당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탈출을 지원한 노르베르트 폴러첸(44)씨는 14일 '이들이 성공한 이상, 다른 150명의 탈북자들이 지구상의 어느 대사관에 진입하게 될 것임을 확신해도 될 것'이라고 밝혀 유사한 사례가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그는 이번 사안이 '제임스 본드 영화처럼 신중하게 준비된 것'이라고 밝히고 독일, 미국, 프랑스, 한국 등 출신의 인권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네트워크가 이들을 도왔다고 말해 이번 거사에 국제사회의 인권 사회단체(NGO)가 개입돼 있음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인권관련 국제 NGO의 도움을 받아 제3국 대사관이나 유엔 산하의 국제기구 사무소 등을 이용하는 탈북 행렬이 새로운 패턴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작년 6월 장길수군 가족이 국내에 들어올 때에도 이들은 베이징(北京)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실에 진입해 국제사회의 이목을 끈 뒤 국내에 들어오는 과정을 거쳤다. 당시에는 길수가족 구명운동본부 등 국내 탈북자 지원단체가 적극 개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활동중인 국내 탈북자지원 단체는 길수가족 구명운동본부를 비롯해 북한인권시민연합 등이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일본의 북한민중구조 긴급행동 네트워크(RENK)와 북조선 귀국자의 생명과 인권을 지키는 회, 북한난민구원기금, 미국의 북한인권위원회와 세계난민과 인권재단(EAGIS), 벨기에의 국경없는 인권회 등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 국내외 단체는 작넌 2월 서울에 이어 올해 2월 도쿄(東京)에서 북한인권난민국제회의를 열고 탈북자 난민지위 문제 등을 논의하는 등 연대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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