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北京) 주재 스페인 대사관에 진입한 북한 이탈주민 25명은 6가족, 개인 3명으로 이뤄져 최근 가족단위 탈북 형태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국가정보원이 그동안 공식적으로 밝힌 국내 입국 북한 이탈주민 현황에 따르면 가족단위 탈북을 비롯 먼저 입국해 정착한 가족을 뒤쫓아 국내에 입국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 2월 부인과 아들 등 일가족 6명을 데리고 입국한 국군포로 출신 박한수(가명.73)씨가 가족단위 탈북의 가장 최근 사례이며, 지난해 6월 국제적 관심을 끌었던 장길수군도 가족과 함께 탈북한 경우다.

또 국정원이 15일 밝힌 하영섭(37)씨를 비롯 지난 2월 입국한 김은정(74), 최난영(16)씨 등은 먼저 입국한 가족을 찾아 탈북한 것으로, 이같은 형태는 가족단위 탈북 다음으로 두드러지고 있다.

탈북형태가 가족단위로 바뀌고 있는데는 최근 북한당국이 주민들의 북.중 국경출입절차를 비교적 간소하게 하고, 단순히 식량을 구하기 위해 월경할 경우 처벌을 완화하고 있는 정책도 한 몫한다는게 정보당국의 설명이다.

따라서 가족중 일부가 먼저 북한을 떠나 중국의 일정 장소에서 재집결해 집단 으로 움직이기가 그만큼 쉽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에서 탈북자들이 가족단위로 움직일 경우 중국 공안을 비롯 북한 공안당국의 요원들에게 쉽게 적발될 위험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탈북자 관련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 가족단위 탈북형태가 급증하고 있어 개인 차원에 비중을 둔 남한 사회적응 교육 프로그램을 가족단위로 교체하는 등 정부의 탈북자 대책이 수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 입국한 북한이탈 주민은 지난 99년 148명에서 2000년 312명, 2001년 583명으로 증가한데 이어 올들어 벌써 123명이 입국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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