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서 열린 中건국행사 연설… '中北은 보통 국가 관계' 시사

리진쥔(李進軍) 북한 주재 중국 대사의 중국 건국 66주년 연설문에 중국의 대북 관계 기본 원칙인 '16자(字) 방침'과 혈맹 관계를 상징하는 문구가 빠지고 양국이 보통 국가 관계임을 시사하는 문구들이 들어갔다.

리 대사는 지난 30일 평양에서 열린 건국 66주년 기념행사에서 "양국 관계는 우호적인 협력 관계이며 양국 인민 공동의 귀중한 재부"라고 했다. 그러나 혈맹이라는 문구와 16자 방침은 한마디도 언급되지 않았다. '전통적 혈맹(血盟)'이라고 불려온 양측 관계가 더 이상 혈맹이 아닌 보통 국가 관계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건국 65주년 행사에서 류훙차이 전 대사는 "중조 관계는 양국 인민이 피로써 쟁취한 공동의 귀중한 재부"라고 밝히면서 "전통 계승과 미래 지향, 선린 우호, 협력 강화" 등 16자 방침을 언급했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고 북한이 장거리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 도발을 예고하면서 양국 관계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했다.

평양에서 열린 건국 66주년 기념행사에는 박춘남 북한 문화상이 참석했지만, 평안남도 안주에 위치한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묘역에서 치러진 참배행사에는 북한 측 인사들이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또 김정은이 당시 시진핑 주석 등에게 보낸 축전에서도 혈맹 관계를 강조하는 문구가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