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분쟁지역 전문기자 獨 슈피겔誌 수잔 코엘브 방한

/성형주 기자[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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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은 큰 선물이죠. 하지만 아주 무거운 선물이에요. 참아야 할 게 많죠. 특히 30~50대가 그래요. 그 나이가 되면 누리게 되리라 기대했던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할지 몰라요."

세계적 시사 주간지인 독일 슈피겔(Der Spiegel)의 분쟁 지역 전문기자인 수잔 코엘브(50·사진)가 최근 한국에 왔다. 그는 "독일은 통일된 지 24년이나 지났지만 아직 서로의 다름을 상당 부분 극복하지 못했다"며 "앞으로도 많은 세대에 걸쳐 인내하고, 관용과 연대 의식을 발휘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뮌헨대를 졸업하고 통독 직후인 1991년부터 기자로 일하고 있다.

코엘브의 방한은 2012년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미국 미시간대에서 연수 중이던 그는 연구 겸 여행차 북한에 다녀온 직후 서울에 왔다. "중국 단둥에서 평양행 기차를 탔는데 잡화부터 밥솥까지 많은 것이 실려 있었어요. 대동강에는 요트가 있고, 평양에는 크리스티앙 디오르 같은 명품도 팔더군요. 저는 알고 있었죠. 그 모든 게 전시용이란 걸." 그는 그 북한 경험을 토대로 '김의 왕국'이라는 영상을 제작했다. 서울에 와서는 탈북자들 이야기를 취재했다.

코엘브씨는 남북한과 국제 분쟁 지역을 주로 다뤄왔다. 시작은 발칸반도였다. 코소보 사태에 나토가 개입하면서 독일군이 파견되는 것에 의문을 품었다. "독일은 두 번이나 세계에 고통을 준 나라입니다. 전쟁이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도록 해야 할 책임이 있죠. 그런 독일의 군대 파견에 비판적일 수밖에 없었죠."

코소보 사태가 마무리된 2001년 9·11 사태로 취재 대상은 아프가니스탄과 중동으로 옮겨갔다. 이후 12년간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이란·이라크·시리아·이스라엘·레바논·사우디아라비아를 훑었다. 여러 나라 대통령과 지도자를 인터뷰했다. 그 내용을 책 '힌두쿠시 사람들과 무력한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에 담았다. 그는 요즘 난민 문제로 주목받는 시리아에 대해 "참 아름다운 나라인데 오랜 독재와 IS 때문에 고통받으니 안타깝다"며 "이슬람 국가면서도 가톨릭이나 동방정교 같은 다른 종교에 적대감이 별로 없이 평화롭게 공존하던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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