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5일 "정상 가동 중"이라고 밝힌 영변 핵 단지의 핵심 시설은 5㎿ 흑연 감속로(원자로)다. 1993년 1차 북핵 위기 시작 때부터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고 지금도 '북핵'을 상징하는 존재다.

북한은 2006년 10월 1차 핵실험, 2009년 5월 2차 핵실험에 쓴 플루토늄을 모두 이곳을 거쳐 추출했다. 2013년 2월 3차 핵실험도 여기서 나온 플루토늄을 썼을 것으로 보는 분석이 있다. 한·미가 5㎿ 흑연 감속로의 불능화를 골자로 한 2007년 북핵 6자회담 '10·3 합의'를 중시한 것도 이 원자로가 가진 중요성과 상징성 때문이었다.

하지만 북한은 2013년 4월 이 원자로의 재가동을 선언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최근 보고서에서 "영변의 5㎿ 원자로에서 냉각수와 증기가 나오는 것을 관찰했다"며 "이는 원자로가 가동 중이란 의미"라고 했다. 안보 당국은 5㎿ 원자로가 낡긴 했지만 정상 가동하면 1년에 플루토늄 약 6~7㎏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핵무기 1개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다만 원자로 가동이 플루토늄 추출로 이어졌는지는 확실치 않다. 안보 부서 관계자는 "플루토늄을 추출하려면 원자로 가동을 중단하고 다 탄 우라늄을 꺼내 재처리해야 하는데 그런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을 약 40㎏으로 추정한다. 핵폭탄 6~7개 분량이다.

정보 소식통은 "지금은 영변의 원자로 가동, 플루토늄 추출보다는 무기급 고농축우라늄(HEU)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날 '핵무기들의 질량적 수준'을 언급한 것도 HEU 생산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북한은 이미 2010년 11월 미국의 핵 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를 통해 영변의 우라늄 농축 설비(원심분리기 2000개)를 공개했다. 이 시설에서만 저농축우라늄(LEU)이 연간 2t 생산된다. 이를 무기급으로 농축하면 HEU 약 40㎏이 된다. 핵무기 2개 분량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