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부터 주중 스페인 대사관에 머물고 있는 탈북자 25명이 지난해 6월 장길수군 가족의 사례를 답습해 처리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이들의 구체적 처리절차에 국제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물론 이 경우에는 남북한과 중국, 스페인,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등 직간접 관련 당사자 간에 최소한 탈북자 25명을 '북한으로는 송환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명시적이든 또는 묵시적이든 공감대가 전제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와 외교 분석가들은 대체로 이번 주말이 사태해결의 큰 고비가 될 것으로 보면서도 해결에 소요되는 시간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으며, 특히 제3국행을 경유해 탈북자들의 의사대로 서울로 올 경우라도 일정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북한이 탈북자 문제를 공개적으로 강력히 거론하지 않는다면 대략 북중 간에 탈북자의 제3국행이라는 묵계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고 이에 따라 일시체류가 가능한 제3국과 협의절차가 필요하다는게 중론이다.

우선 탈북자들이 긴급피난한 주중 스페인 대사관에서 나오려면 우리 정부가 이들 탈북자에게 여행증명서(T/C)를 발급하는 절차가 필요하고, 베이징(北京) 공항 등을 통해 출국해야 한다.

중국과 스페인이 간접 당사자들의 묵인아래 이들 탈북자들을 `난민' 인정이 아닌, 불법월경자에 대한 추방형식을 통해 제3국으로 이송할 경우 후보대상 국가도 관심거리다.

현재까지는 필리핀, 싱가포르, 미얀마 등 비교적 중립적인 동남아시아 국가나 인권문제를 중시하는 유럽국가들이 제3국행 후보지로 꼽히고 있지만 속단할 수 없다는게 일반적인 지적이다.

탈북자들은 제3국에서 신병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체류시간이 길어질 수 있으며, 이 절차가 종료된뒤 한국 정부의 도움을 받아 서울로 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탈북자들이 그들의 희망대로 남한에 무사히 도착하게 되면 관계기관의 조사와 신병치료를 거친뒤 탈북자 수용시설인 하나원에서 2-3개월의 사회적응 훈련을 거쳐 남한사회에 비로소 정착하게 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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