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고위급 협상 타결] 이번에 드러난 성격
개성공단 폐쇄 때도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가 파탄 우려되자 누그러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지난 20일 밤 북한군에 전시 상태 돌입을 명령했다고 보도한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조선중앙TV[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지난 20일 밤 북한군에 전시 상태 돌입을 명령했다고 보도한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조선중앙TV[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남북은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집권 이후 모두 두 번의 강대강(强對强) 대결을 벌였다. 2013년 5월 북한의 개성공단 폐쇄 사건과 이번 목함지뢰 도발 사건이다. 이 과정에 베일에 가려 있던 김정은의 리더십과 스타일이 외부에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2년 전 김정은은 집권한 지 1개월도 안 된 박근혜 정부에 일방적으로 '개성공단 폐쇄 조치'라는 강수를 던졌다.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인력을 철수시키고 물자까지 빼내자 김정은은 먼저 협상을 요구했고, 개성공단을 원상 복구하는 데 합의했다. 도발로 더 큰 양보를 얻어내려다 돈줄이 완전히 막힐 우려가 커지자 한발 물러선 것이다.

김정은은 이번에도 목함지뢰 도발→포격 도발→최후통첩→준전시 상태 선언 등 단계별로 도발과 위협 수위를 높였다. 그러나 이에 우리 정부가 강력하게 대응하자 꼬리를 내렸다.

김정은을 회담장으로 불러낸 것도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라는 우리의 강수였다. 우리 정부의 각종 회담 제안에도 꿈적 않던 김정은이 자신을 모독하는 행위에는 즉각적으로 반응한 것이다. 국책 연구소 관계자는 "김정은의 스타일을 보면 초반에 강하게 지르고 나가지만 장기전으로 갈수록 취약해지는 스타일"이라며 "김정일은 도발과 협상의 시기를 잘 파악하고 움직였는데 김정은은 아버지의 '벼랑 끝 전술'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이로 인해 김정은이 박 대통령과의 두 번의 진검승부에서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외적인 리더십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상황이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북한의 도발·보상·협의·재도발의 악순환을 끊겠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김정은식 도발'이 먹힐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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