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사회·문화
北도발에 화난 2030 예비군들 "군복 꺼내놨다"
조선  |  @chosun.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5.08.24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달라진 2030… SNS 음모론도 힘 못썼다]

"나라 지킬것" SNS 글 확산

육군 페이스북 예비군 글에 "좋아요" 15萬, 댓글 1만… 2000댓글 대다수가 20代와 30代
2030세대 열명 중 여덟명 "北책임 커… 군사대응 필요"
시민들 사재기도 없어… 외국인 여행객마저 덤덤

   
▲ 한 예비군이 육군 공식 페이스북에 자신의 군복·전투화·인식표 등을 찍어 올리며“불러만 달라”고 했다. 이 같은 예비군들의 글이 육군 페이스북에 올라오자 15만명이 넘는 시민들이‘좋아요’추천을 했다. /육군 제공[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언제든지 전투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최소한 일당백(一當百)은 할 겁니다." "예비군 다 끝나가지만 자원해서라도 가겠습니다." "명령 대기 중, 불러만 주십시오!"

북한군이 지난 20일 경기도 연천군에 포격 도발을 감행한 이후 국방부 페이스북 페이지 등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나라가 부른다면 목숨 바칠 각오가 돼 있다'는 예비군 남성들의 글이 수백 건 올라왔다. 이들은 현역 복무 때 입었던 군복과 전투화, 인식표 사진과 함께 '국가를 위해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 '이날을 위해 위장 크림도 안 버렸다'는 글을 올리며 '전의(戰意)'를 불태웠다. 한 예비군 남성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북한한테 당하지만 말고 당당히 맞서면 좋겠다"고 했다.

북한의 도발을 받아들이는 한국 젊은 세대의 태도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책임 소재를 둘러싸고 일었던 각종 음모론이 이번 도발 국면에선 힘을 쓰지 못했다. 대신 20·30대 젊은 세대에선 '북한의 도발을 더는 용납해선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육군이 지난 21일 '북의 도발을 응징하겠다'는 군(軍)과 함께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예비군들의 글을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리자, 사흘간 15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좋아요' 추천을 하고 1만2000여 건의 댓글을 달았다. '재입대해서라도 가족을 지키겠다'는 20·30대 예비군들의 글이 대다수였다.

한국 사회는 그동안 북한 도발 때마다 터무니없는 음모론과 한국 정부도 사태 악화에 책임이 있다는 식의 '양비론(兩非論)'이 횡행하며 내부 갈등에 휘말렸다. 이런 틈을 노린 북한의 추가 도발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 북한 도발 국면에서 이런 양상이 반복되지 않는 건 젊은 층의 인식 변화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도경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인터넷 여론을 주도하는 젊은 층이 이번 사태의 책임이 북에 있음을 분명히 가려 여론이 호도되는 걸 최소화하고, 한국군에 신뢰를 보내줌으로써 대북 억지력과 협상력을 키웠다고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북한이 대북 확성기 철거를 요구하며 추가 군사 행동을 예고한 시한(22일 오후 5시)이 다가오면서 지난 주말 남북 간 긴장은 최고조에 달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동요하지 않고 평소와 다름 없는 일상을 보냈다. 북한의 도발이 있을 때마다 사회 불안을 조장하는 유언비어가 나돌고 마트에서 생필품 사재기에 나서던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오히려 차분함 속에 "이번에는 북한의 못된 버릇을 고쳐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한 분위기였다.

   
▲ 한산한 생필품 코너 - 북한의 포격 도발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졌지만‘생필품 사재기’는 나타나지 않았다. 남북 고위급 접촉이 이어진 23일 서울의 한 대형 마트 생필품 코너는 한산했다. /김지호 기자[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실제 북한이 사격 도발을 감행한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라면·생수 등 주요 생필품 매출은 오히려 감소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라면은 전주 대비 8.4%, 즉석밥 14.2%, 생수 9.7%, 통조림 4.6% 매출이 줄었다. 롯데마트도 같은 기간 라면 16.6%, 생수 9.5%, 물티슈 11.9% 판매량이 줄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이 끝나가면서 관련 상품 매출이 줄었다"며 "북한 도발로 인한 사재기 현상은 없었다"고 말했다.

주말을 맞아 시민들의 나들이 발길도 이어졌다. 22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는 예년과 다름 없이 약 45만명의 피서객이 모여 막바지 여름을 즐겼다. 서울 어린이대공원을 찾은 관람객도 3만명 선으로 전주와 비슷했다. 북한의 포격 도발 다음 날인 21일 극장을 찾은 영화 관람객은 전년과 비교해 21.3% 늘었다. 22일 오전 영화관을 찾은 추서현(여·32)씨는 "북한의 전쟁 위협에 대비는 해야겠지만 매번 우리 사회가 우왕좌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 관광객 북적이는 명동 - 시민들은 북한의 도발에 크게 동요치 않고 평소와 다름없이 일상을 보내고 있다. 23일 오후 대표적인 번화가인 서울 명동 거리가 많은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뉴시스[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특히 북한 도발 때마다 음모론을 제기하거나 한국 정부도 한발 물러서야 한다는 양비론에 휘둘렸던 젊은 층의 태도에 큰 변화가 나타났다. 페이스북 등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북한의 잇따른 지뢰·포격 도발에 대한 강력한 응징 의지를 밝힌 정부와 군에 대한 지지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한 언론사가 23일 2030세대를 상대로 실시한 긴급 모바일 조사에서 10명 중 8명이 "북한의 책임이 더 크다" "군사 대응의 필요성이 커졌다"고 답했다. 과거 북한의 도발에 응징 의지를 표명한 군을 번번이 주저앉혔던 '전쟁이냐 평화냐'는 식의 주장을 이번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젊은 세대의 의식 변화에 대해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김정은 정권의 반복된 도발에 그동안 상대적으로 북한에 호의적이었던 젊은 층이 돌아선 것"이라고 말했다. 측근에 대한 무자비한 처형 등 김정은의 이해할 수 없는 폭압 통치 스타일, 지뢰 도발과 이어진 포격 도발의 증거가 명백함에도 적반하장식 도발을 거듭하는 북한 정권에 대해 젊은 층이 거부감과 피로감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사회가 이번 도발에 침착하고 냉정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한국을 찾은 외국인 여행객들도 북한의 위협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다. 22일 경복궁과 덕수궁·광화문 일대는 평소처럼 중국인 관광객들을 태워 나르는 버스들로 붐볐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20일 이후 북한 도발을 이유로 한국 여행을 취소한 외국인 관광객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남자 친구를 군대에 보낸 여성들이 주로 활동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전쟁에 대한 불안감은 찾기 어려웠다. 한 여성은 "국가와 우리 장병은 나약하지 않다"면서 "우리 군의 군사작전이 감청 등으로 적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남자 친구와 전화를 할 때 부대 이동 사항 등을 물어선 안 된다"는 글을 남겼다.

북한이 도발을 한 경기도 연천군 주민들은 22일 오후 남북 고위급 회담이 시작되면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정부가 원칙을 갖고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용호(58) 중면 삼곶리 이장은 "북한이 다시는 포격 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재발 방지를 약속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조선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  Tel : (02)724-6650,6523  |  E-mail : nkchosun@chosun.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SITE_MANAGER
Copyright © 2013 NK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