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헌 예비역 육군 소장·前 국방부 정책기획관[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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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광복절 직전 또다시 도발을 일으켰다. DMZ 내 지뢰 도발이다. 북한이 잦은 전술적 도발을 감행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과거 우리 정부가 자위권 차원의 전술적 대응을 해왔던 측면에서도 기인한다. 북한이 소총 10발로 도발했다면 기관총 30발로 응징하는 식이다. 정상적인 국가의 경우 이러한 전술적 대응은 실효적 효과를 갖는다. 그러나 인민무력부장까지 잔인하게 처형하는 등 인명을 경시하는 김정은에게 이러한 전술적 대응은 충격이 적다.

우리 군은 이번에 응징 조치의 일환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꺼내 들었다. 일각에서는 확성기 방송이 무슨 강력한 보복이냐며 비난한다. 그러나 11년 만에 재개한 대북 확성기 방송은 우리 군이 북한의 현실을 직시하고, 도발 원점인 김정은이 뼈저리게 후회하도록 만들 강력한 전략적 응징 수단이다. 그 이유는 세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대북 확성기 방송은 소위 '김정은 최고 존엄' 및 '유일 독재 체제'를 직접 조준한 타격이다. 북한이 우리 측 풍선 날리기에 그토록 민감하게 반응해 왔던 것은 풍선 속 전단과 라디오 등을 통해 유입되는 외부 사조에 북한군과 주민이 동요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확성기 방송은 북한 군·주민에게 그들의 처참한 실상을 깨닫게 함으로써 김정은을 옥죄는 강력한 응징이다.

둘째, 대북 확성기 방송은 비정상적인 남북 관계를 바로잡는 과감한 조치다. 북한은 대청해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도발 등 서해상 도발을 일삼으면서, 우리 측 '대북선전중단'이라는 열매를 독식해 왔다.

셋째, 우리의 강력한 응징 대상은 일개 북한군이 아니라, 도발 원점인 김정은이 돼야 한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김정은이 북한군과 주민에게 휘두르는 무소불위 권력을 죄다 끊어내는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이는 그동안 우리 군이 국민과 한 약속의 이행이기도 하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김정은 체제 내부의 허를 찌르는 전략적이며 강력한 수단이다. 천안함 폭침 이후에도 하지 못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국가통수 및 군 지도부에서 결심했다는 것 자체가 매우 고무적이며 용기 있는 결정이다. 대북 확성기 방송을 통해 북한군과 주민이 한국의 위상과 K팝 물결에 춤추게 하자.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김정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혹독한 대가이며, 북한의 불법적이고 비인도적인 도발을 가장 뼈저리게 후회하도록 응징하는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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