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제발 북한으로 돌려보내주세요."

뉴욕 타임스가 한 탈북 여성의 기막힌 사연을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는 16일 지난 2011년 탈북한 김련희(45)씨가 자신이 남한에 온 것은 처음부터 실수였다며 북한에 돌려보내줄 것을 호소하는 사연을 전했다.

타임스는 "1990년대 말 이후 한국에 온 탈북자 수는 2만8000명에 달하지만 적어도 한사람 김련희씨는 남편과 딸, 병든 부모가 있는 북한에 돌아가는 것만을 생각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그녀의 노력은 간첩죄로 옥살이를 하는 등 되레 더 많은 문제만 일으켰다"고 덧붙였다.

김련희씨는 "어떤 자유나 물질적 유혹이 온다 해도 가족과 집보다 중요하지 않다. 난 굶어 죽더라도 가족이 있는 북으로 가고 싶다"고 눈물을 쏟았다. 타임스는 꼬일대로 꼬인 김련희씨의 케이스에 대해 한국 정부도 난감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들도 그녀에 대해 동정을 하지만 가석방된 상황에서 여권을 만들 수 없고 게다가 그녀는 정식으로 한국 시민이 되었기 때문에 적성국인 북한에 보내는 것은 불법이라는 것이다.

박수진 통일부 대변인은 "자신의 의사에 따라 대한민국 국민이 되었기 때문에 거기에 준해서 대한민국 국민에게 적용되는 법률을 따라야 한다”고 답했다.

그녀의 별난 이야기는 2011년 6월 시작됐다. 친척을 방문하기 위해 중국에 여행을 갔다가 간질환이 생겨 치료를 하게 됐다. 그녀는 브로커를 통해 한국에 밀입국해서 몇 달 간 돈을 벌고 중국에 올 수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 치료비를 갚기 위해 돈을 벌 목적으로 브로커와 계약을 맺었다.

나중에 그녀는 잘못된 생각인 걸 알았지만 브로커는 여권을 돌려주지 않았다. 그녀는 여권없이 잡히면 남한에 가려고 한 반역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두려웠다고 말했다. 그래서 일단 남한에 가서 자신의 처지를 이해시켜서 집에 돌아올 수 있게 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태국을 통해 밀입국하면서 그녀는 탈북자임을 인정하는 서명을 하는 등 남한 입국에 필요한 서류를 작성했다.

남한 도착 후 그녀는 속아서 잘못 왔다며 북한에 돌려보내줄 것을 요청했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녀는 브로커를 통해 밀항도 시도하고 위조한 한국 여권을 만들기도 했다. 중국 주재 북한대사관에 전화를 해서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급기야 탈북자 주소를 휴대폰에 저장한 후 자신을 빨리 잡아가라고 경찰에 자진신고하기에 이르렀다.

"혹시 간첩이라도 되면 이 나라에 전혀 도움이 안 되고 골치덩어리인 저를 강제추방이라도 하지 않을까 하는 지극히 단순하고 어리석은 생각으로 그런 짓을 저질렀어요."

그러나 기대했던 추방 대신 지난해 7월 간첩죄와 여권 위조 등의 혐의로 체포 기소됐다.그녀는 재판에서 중국의 북한영사관이 간첩 행위를 하라고 했다고 말했으나 나중에 추방되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2년형이 선고된 그녀는 9개월 복역 후 지난 4월 가석방됐다.

타임스는 김련희씨의 케이스가 수많은 이산가족들이 60년 넘게 떨어져 사는 한국에선 별다른 주목을 받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영천의 재활용품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김씨는 여전히 북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그녀의 휴대폰 끝 4자리는 김일성의 생일과 같다. 김일성이 "친아버지와 같은 존재"라고 토로하는 그녀는 2013년 남북한 축구 경기가 열린 상암월드컵 경기장에 가서 북한 국가를 눈물을 흘리며 불렀다고 전했다.

타임스는 "난 반역자가 아니다. 한순간도 고향땅을 잊은 적이 없다"는 그녀가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남북한 정부가 일종의 정치적 타결을 짓는 것이라며 지난 1993년과 2000년 간첩죄로 기소된 사람들을 두 차례 돌려보낸 사례를 덧붙였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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