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8·15 경축사] 朴대통령 8·15 對北 메시지

- 도발은 비판… 그래도 "함께"
"6만명 이산가족 명단 전달" DMZ·철도 사업 등 제안

- 내치는 北
"비무장지대에서 돈벌이를 하겠다는 정신 나간 망발"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광복 70주년 8·15 경축사에서 "6만여명의 남한 이산가족 명단을 북한 측에 일괄 전달할 것"이라며 "북한도 이에 동참해 남북 이산가족 명단 교환을 연내(年內)에 실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또 DMZ(비무장지대)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 남북 간 철도·도로 연결 사업을 비롯해 남북 간 보건·의료 및 안전협력 체제 구축, 민간 차원의 문화·학술·체육 교류 사업도 재차 제안하고 "통일은 '한강의 기적'을 넘어 '한반도의 기적'을 이뤄낼 것"이라고 했다. 그는 "평화통일의 꿈이 이뤄진 광복 100주년을 내다보며 통일을 준비하고 이뤄나가자"고도 했다.
 
광화문광장 시민들과 ‘광복절 번개모임’-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제70주년 광복절 경축식 행사를 마친 뒤 회관 앞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대형 태극기 만들기 플래시몹을 하고 있다. /뉴시스[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광화문광장 시민들과 ‘광복절 번개모임’-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제70주년 광복절 경축식 행사를 마친 뒤 회관 앞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대형 태극기 만들기 플래시몹을 하고 있다. /뉴시스[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박 대통령은 경축사를 통해 "최근 북한은 DMZ 지뢰 도발로 광복 70주년을 기리는 겨레의 염원을 짓밟았다" "도발과 위협은 고립과 파멸을 자초할 뿐"이라며 핵(核)개발, 최근 DMZ 지뢰 도발 등을 비판하면서도 대화의 문(門)은 그대로 열어 뒀다.

전문가들은 이번 8·15 경축사에 대해 "강한 대응을 천명하되 '그래도 기회가 있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낸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당분간 현재의 경색 국면이 타개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들도 이 같은 전망에 동의했다. 그들은 "인내를 갖고 북한의 태도 변화를 견인하는 것 외에 별다른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도 16일 방송에 출연, "남북 간 정상회담도, 그것이 분단의 아픔을 치유하고 통일에 대한 논의가 가능하다면 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면서 "정부는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잘못된 것은 짚어가면서 북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는 박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 담긴 대북 메시지와도 일맥상통한다.

특히, 박 대통령은 1972년 나온 7·4 남북공동성명을 언급한 뒤 "당시 남북 간 대립과 갈등의 골은 지금보다 훨씬 깊었고 한반도의 긴장도 매우 높았다"며 "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기에 남북한은 용기를 내어 마주 앉았다"고 했다. 자신이 제안했던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사업에 대해 "이제 남북이 함께 첫 삽을 뜨는 일만 남았다"고도 했다.

하지만 북한은 16일 박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대화 제의를 걷어찼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16일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제안에 대해 "비무장지대에서 돈벌이를 하겠다는 정신 나간 망발"이라고 했다. 앞서 북한은 'DMZ 지뢰 도발'을 계기로 재개된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해 인민군 전선사령부 명의로 "중단하지 않으면 무차별 타격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금 북한은 대화보다는 대남(對南) 적대감을 증폭해 주민을 단속하고 군부를 결속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그럴수록 5·24 조치와 대북 전단 살포 등과 관련해 박 대통령이 대담한 제안을 내놔야 했다"는 지적도 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박 대통령이 정면 돌파를 하지 않는 이상 북한도 자기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이유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우리가 재개한 대북 심리전을 매개로 뭔가 역(逆)제안을 할 가능성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영태 선임연구위원은 "이번에 시작된 대북 심리전은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을 듯하다"면서 "북이 군사회담을 하자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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