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주재 한국대표부(대사 정의용.鄭義溶)는 14일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관계자와 접촉을 갖고 중국 베이징(北京) 주재 스페인대사관에 들어가 난민지위 부여를 요구한 탈북주민들의 처리에 적극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대표부측은 탈북주민들의 자유의사와 인도적인 측면 등을 고려해 국제법 및 장길수군 가족 송환 등의 관례에 따라 한국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부의 한 관계자는 UNHCR의 입장과 반응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장길수군 가족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제네바대표부와 UNHCR 담당자들간에 탈북자 문제에 관한 상호교감과 업무협조 관계가 구축된 점을 감안할 때 한국정부의 입장이 충분히 전달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이번 탈북자 문제의 경우 베이징 주재 UNHCR 사무소에 들어갔던 길수군 사건때와는 달리 재외공관이라는 점에서 UNHCR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스페인을 측면 지원하는 보조적인 성격을 띄게 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현지 외교소식통들은 스페인이 유럽연합(EU)의 순번제 의장국을 맡고 있으며 유럽국가중에서 인권문제를 중시하고 있는 점과 오는 18일로 예정된 제58차 유엔인권위원회 개막을 앞두고 탈북자 문제가 발생한 점 등을 고려해 중국당국이 `합리적인' 선택을 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올해 유엔인권위에서는 중국에 대한 인권규탄 결의안 상정과 파룬공 수련자에 대한 탄압, 탈북자 강제송환 등이 중국 관련 주요 인권문제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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