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석 사회정책부 기자[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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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밤(현지 시각) 독일 통일의 상징인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앞 광장에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가 잔잔하게 울려 퍼졌다. '유라시아 친선 특급'의 1만4400㎞ 여정을 마무리하고 통일을 기원하기 위해 열린 음악회가 끝난 직후였다. 처음에 몇 명이 부르기 시작하더니 이내 광장을 가득 메운 1000여명이 함께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그 순간 가로 9m, 세로 6m 크기의 대형 태극기가 관객 머리 위로 서서히 펼쳐졌다. 태극기는 '유라시아 친선 특급' 참가자와 베를린 시민 등의 손에 이끌려 무대 위까지 올라갔고 브란덴부르크문을 배경으로 펄럭였다.

이 태극기는 '유라시아 친선 특급' 참가자들과 그들이 거쳐온 러시아·중국·몽골·폴란드·독일 시민 등 400여명의 소망을 쓴 천 조각을 이어 붙여 만든 것이다. 한복 디자이너 권진순(56)씨 등 참가자들이 여정 내내 직접 바느질을 했다.

태극기 안엔 '뉴욕보다 먼 평양에서 뉴욕보다 가까운 평양으로''유라시아 친선 특급을 통해 남과 북을 연결하는 꿈의 철도가 개통되기를 기원합니다', '이번에는 블라디보스토크 출발이지만 다음엔 서울역·부산역에서 출발하는 열차 탑시다' 등의 손글씨가 담겨 있었다.

사람들의 눈에 띄진 않았지만 이 태극기엔 글씨가 쓰여 있지 않은 빈 칸도 둘 있었다. 하나는 앞으로 한국 국민이 채워 넣을 조각이고, 또 하나는 북한 동포들의 자리였다. 권진순씨는 "'유라시아 친선 특급'은 이제 종착역에 도착했지만 통일 운동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며 "각계각층에서 구체적인 통일 운동이 이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자는 '유라시아 친선 특급'을 동행 취재하면서 '우리부터 실질적인 통일 준비가 부족한 것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라시아 친선 특급에 이어 제2, 제3의 마중물이 계속 쏟아져 나와야 하는 이유다. 우선 남북 교류 활성화로 베를린 태극기에 남겨진 빈 칸에 하루빨리 북한 주민들의 손글씨가 채워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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