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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주민이 변하고 있다… 물고기 주는 대신 낚시 방법 가르쳐야"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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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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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통일의 시작입니다] [4] 民間이 나설때 희망 보인다

2010년 천안함 폭침 이후 민간단체 지원 사실상 중단
사리원에 시급한 길 닦아주자 北서 가장 親남한지역으로
南北 당국은 氣싸움해도 민간단체들이 나서서 北주민 마음얻는 일 계속돼야

 
민간 단체들의 대북 지원은 2010년 북의 천안함 폭침에 이어 발표된 5·24 대북 제재 조치 이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영유아·임산부 등 취약 계층 지원은 허용한다는 정부 방침에도, 실제 의미 있는 지원으로 이어진 경우는 드물다. 민간 단체에 대한 남북협력기금 지원도 2008년 241억원에서 2009년 77억원으로 줄어든 뒤 2010년부터는 전혀 없다. 오랫동안 대북 인도적 지원과 개발 협력 사업을 해온 사람들은 "민간이 나설 때 희망이 보인다. 남북 당국은 서로 싸우더라도 민간 차원에서 북 주민들의 마음을 얻고 변화시키는 일은 계속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텃밭 일구더니 "돼지도 키우겠다"

'남북나눔운동'(이사장 홍정길)은 22년여 동안 1520여억원 상당의 물자를 주로 배곯는 북한 아이들을 먹이는 데 지원했다. 2005년부터는 황해도 봉산군 천덕리에서 '농촌시범마을 조성 사업'을 벌여 마을 모습을 바꿔놓았다. 외부 공개 자체가 안 되는 시골 마을에 들어가 농촌 주택 400채를 짓고, 유치원, 탁아소, 병원까지 지어주었다. '남북나눔' 신명철 본부장은 "집집이 조성해준 텃밭 덕에 형편이 풀리자, 주민들은 '새집의 헛간에 돼지도 키우겠다'고 나섰다. 새끼 돼지를 스스로 마련해온 집에는 사료를 지원했다. 자립하려는 북한 주민들의 자질과 의지를 확인한 것"이라고 했다. 남북나눔은 창립 이래 지켜온 '현금 지원은 하지 않는다' '한 번 약속은 꼭 지킨다' '우리 정부 정책에 따른다'는 세 원칙을 농촌 마을 사업에서도 지켰다. 이 단체는 대북 지원 때 대한민국 세관을 공식 통과해 수출면장 기록으로 남기는 원칙을 지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사장 홍정길(73) 목사는 "원칙을 지켰기에 북측도 우리를 더 신뢰한다"며 "후일 '우리가 어려울 때 너희는 뭘 했느냐'는 질문에 당당하게 답할 수 있도록 실천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홍 이사장은 "갈 길이 예측하기 어렵고 상대가 오리무중일수록 중요한 건 확신"이라며 "통일이 가야 할 길이라 확신한다면, 지금 무엇을 할 것인지 결단하고 행동에 옮겨야 한다"고 했다.

"물고기 잡는 법 가르쳐주자"

4대째 한국에서 선교와 의료·구호, 교육 봉사를 하고 있는 린턴가(家) 자손인 인요한(56)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은 "북 주민에게 먹을 물고기를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낚싯대 주고 낚시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그게 세련된 보수"라고 했다. 그는 1997년 이후 북한을 29차례 방문했다. 그동안 직간접으로 돌본 북한 결핵 환자가 30만명이 넘는다. 인 박사는 "지금 사리원이 북한에서 가장 친(親)남한 지역"이라고 했다. "한국 기업 한 곳(에이스침대)이 따지지 않고 필요한 길을 다 닦아줬어요. 식량과 의약품은 먹고 없어지지만, 포장도로는 자전거 타고 나올 때마다 고마운 거예요."

   
▲ 국제구호단체 굿네이버스 관계자가 평양 구빈리 협동농장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젖소 사육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위 사진). 남북나눔운동이 황해도 봉산군 천덕리에 들어가 지어준 농촌 주택 400채는 집집이 텃밭이 딸려 있는 구조로 설계해 주민들의 자립에 도움이 되도록 배려했다(아래 사진). /굿네이버스 제공·남북나눔운동 제공

그는 "북한도 남한과의 경제협력을 아쉬워하고 있다. '남북 관계가 경색돼 자원을 헐값으로 중국에 넘길 수밖에 없어 비통하다'는 말을 수백번 들었다"고 했다. 북한 결핵 문제에 관해 말할 때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는 "지금 북한 내 결핵요양소들이 여러 종류의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다제 내성 결핵 환자 제조 공장이 되고 있다"며 "북한 의료진도 헌신적으로 치료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했다. 인 박사는 "우선 제대로 된 결핵균 배양검사센터가 절실하다. 지금 해결 못 하면 통일 한국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이태복(65) '인간의 대지' 이사장은 2003년부터 평안남도 민간병원 20여곳에 항생제와 진통제 등 기초 의약품을 지원했다. 그는 "남북이 기 싸움 벌이는 동안 북한 동포가 죽어간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병에 걸렸을 때 약을 받는 북한 주민은 '우리를 걱정하고 도와주는구나' 알게 돼 있다. 그런 마음이 전해지면 남쪽에 대한 그들의 생각도 변하고, 결국에는 통일의 기반을 이룰 것"이라고 했다. 북한 어린이 결핵 퇴치 지원 사업을 하고 있는 손인웅(70) 세계결핵제로운동본부 회장은 "남북한 정부가 불필요한 기 싸움을 멈춰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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