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디 노벨문학상 추진위원회 마영애 위원장./뉴시스
반디 노벨문학상 추진위원회 마영애 위원장./뉴시스

북한 소설가를 노벨문학상 후보로 추천하려는 운동이 미국 뉴욕에서 시작됐다.

미주탈북선교회·미주탈북자인권협회·재향군인회미북동부지회 등 탈북단체 대표와 뉴욕의 보수단체 대표들은 17일(현지시각) 뉴욕 플러싱 금강산연회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디 노벨문학상 후보 추진위원회’를 공식 발족했다.

‘반디’는 북한 공인작가협회인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 소속 소설가의 필명으로, 나머지 신상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 있다. ‘반디’는 북한의 자유를 밝히는 반딧불이 되겠다는 의미다. ‘반디’는 김일정 통치 시기 북한 체제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비판·풍자한 원고를 중국을 통해 밀반출, 지난해 한국에서 ‘탈북기’ ‘유령의 도시’ ‘복마전’ 등 7편의 단편을 묶은 소설집 ‘고발’을 출간한 바 있다.

반디는 이 소설집에서 노동당 입당을 원하는 남자에게 아내의 성(性) 상납을 요구하는 당 간부의 행태, 북한 전역에 퍼진 굶주림, 북한 당국의 감시가 두려워 일상생활조차 연극을 하듯 살아가는 주민의 삶 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탈북자들이 남한에 온 뒤 북한을 비판하는 작품을 낸 경우는 있었지만, 북한에 살고 있는 현역 작가가 반체제 작품을 출간한 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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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 노벨문학상

북한 반체제 소설가 '반디'의 소설들./뉴시스
북한 반체제 소설가 '반디'의 소설들./뉴시스
보추진위원회’ 마영애 위원장은 “북한의 작가가 목숨을 걸고 북한 정권의 실상을 폭로했다. 반디는 북한의 솔제니친이나 다름없는 존재”라고 평했다. 솔제니친은 독재자 스탈린을 비판하는 편지를 친구에게 썼다가 8년 간 시베리아에서 유형 생활을 한 러시아 소설가다. 이 때의 체험을 다룬 소설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와 ‘수용소군도’는 해외로 몰래 반출돼 출판됐고, 솔제니친은 1970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마 위원장은 “반디를 노벨문학상 후보로 추진하자는 움직임은 2년 전부터 시작됐다”면서 “‘고발’의 영문·중문·일문·불문판이 순차적으로 출간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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