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흥서 운전병 근무하다 1주일 동안 200여㎞ 남하

 
지난 15일 강원도 화천 지역의 DMZ(비무장지대) 군사분계선을 넘어 귀순한 북한군 병사는 북한 함흥에서 200여㎞를 1주일 동안 남하해 14일 우리 군 경계소초(GP) 앞에 도착했다가 다음 날 발견된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군 병사 김모(19)씨는 함경남도 함흥 인근 7군단 예하 부대에서 대령급 장교의 운전병으로 근무하다 지난 7일 탈영했다. 키 163㎝, 몸무게 54㎏으로 왜소한 체구인 김씨는 지난 12일 강원도 김화까지 내려왔다. 그는 김화의 북한군 초소에서는 대령 운전병 신분임을 내세워 "약초를 캐러 왔다"고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틀간 이 부대에서 체류하다 14일 밤 DMZ 북방한계선의 3중 전기 철조망 중 전류 흐름을 막는 절연 부분을 밟고 넘어왔다고 했다.

김씨는 14일 밤 군사분계선을 넘어와 군사분계선 남쪽 500m 지점 언덕에서 잠을 잤다고 했다. 그는 15일 오전 7시 55분쯤 우리 군 GP 철책선에 접근해 귀순 의사를 밝혔다고 군 당국은 전했다. 군 소식통은 "우리 군 경계병이 철책 흔들리는 소리를 듣고 육안으로 관측하다 사람 모습을 식별했다"며 "북한군 병사가 식별된 곳은 GP 상황실에서 4m 거리였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야간 감시가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14일 밤엔 10m 앞도 안 보이는 짙은 안개가 끼었고 잡목이 우거져 있어 야간감시장비로도 귀순 병사 이동을 파악할 수 없었다"며 "GP 외곽 철조망 아래는 낭떠러지인 사각지대"라고 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