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북한에서 영양이 부족한 주민이 1050만 명으로 추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 세계식량계획(WFP), 국제농업개발기금(IFAD)이 27일(현지시간) 발표한 ‘2015 세계의 식량 불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2014~2016년 영양이 부족한 북한 주민을 1050만 명으로 추산했다. 이는 북한 전체 인구의 41.6%에 해당한다.

북한에서 영양이 부족한 주민은 1990~1992년 480만 명에서 2000~2002년 870만 명, 2005~2007년에는 850만 명, 2010~2012년 1030만 명으로 증가세인 것으로 이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는 약 25년 만에 2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보고서에서 지역별로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23.2%)가, 국가별로 아이티(53.4%)가 기아율이 가장 높았고 기상이변, 자연재해, 정정 불안, 내전 때문에 극심한 기아 상태에 빠진 인구가 아직도 3억66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지만, 전 세계에서 영양이 부족한 인구가 25년 전보다 2억 명 넘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전 세계에서 건강한 삶을 영위할 만큼 충분히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는 인구가 7억9500만 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영양이 부족한 인구가 지난 1990∼1992년 조사 때보다 2억1600만 명이 줄어든 것으로, 전체 인구에서 영양이 부족한 인구 비율도 1990년 23.3%에서 현재 12.9%로 감소했다.

보고서는 이 기간에 세계 인구가 19억 명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감소세라고 평가하고 조사 대상 129개국 중 72개국이 1996년 2015년까지 세계식량정상회의에서 정한, 기아율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새천년개발목표(MDG)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조제 그라지아노 다 실바 FAO 사무총장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이 성과는 우리 세대에서 기아라는 재앙을 완전히 근절할 수도 있음을 보여 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 세대가 '기아와 빈곤 없는 세대가 돼야 한다”며 “이 빈곤 퇴치 목표가 대세가 되도록 모든 정치기구가 개입해서 올해 정하는 새로운 지속가능한 국가개발 의제의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서린 커즌 WFP 사무총장도 이 보도자료에 “남녀노소 모두 자유롭고 풍요로운 미래에서 살기 위해 항상 영양가 있는 음식을 섭취해 한다”며 “심신 건강은 가계와 국가 경제 성장의 근간이며 가계와 국가 경제성장은 기아 상황에서 이 역사적 일을 이루는 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카나요 느완제 IFAD 총재는 이 보도자료에서 “진정 빈곤과 굶주림이 없는 세상을 만들려면 우선 세계의 가난하고 굶주린 사람이 많이 사는 개발도상국 농촌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농촌이 좋은 일자리, 좋은 근무조건, 좋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농촌에서 변화를 이끌어내는 작업을 해야 하며 개도국이 균형 잡힌 성장을 하고 농민이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농촌에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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