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미사일엔 단호
朴 "유엔 안보리 차원의 강력한 메시지 전해야"
潘 "안보리 결의 위반 맞다"

- 민간 교류는 지원
朴 "北 영유아 계속 지원", 潘 "DMZ 생태공원 지지"
반 총장, 與野 지도부에 "朴대통령 초당적 지원을"

 

박근혜 대통령은 20일 오후 청와대에서 세계교육포럼 참석차 방한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접견했다. 반 총장이 방한해 박 대통령을 만난 것은 2013년 8월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반 총장은 접견 자리에서 "이번에 북한과의 오랜 협의 끝에 5월 21일 개성 방문을 추진해 왔으나 북한이 오늘 돌연 입장을 번복해 방북 허가를 철회했다"며 "북한이 과거에도 입장을 번복한 사례가 많이 있지만 유엔에 대해서는 유례가 없는 일이다. 깊은 유감이다"라고 했다. 박 대통령도 "반 총장의 개성공단 방문을 통해 개성공단의 현 상황을 타개하는 등 남북문제의 진전에 좋은 계기가 됐으면 했는데 유감스럽다"고 했다. 이에 반 총장은 "북한의 결정 번복 경위를 잘 알 수 없으나, 추후 적절한 계기에 다시 방북을 추진해 볼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 해결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가 노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며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추가 도발이 있을 시 유엔 안보리 차원의 강력한 대응 등 국제사회가 단합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반 총장도 "북 미사일 발사는 안보리 결의 정신에 위반된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북한 개성공단 임금 인상 문제를 남북 당국 간 협의를 통해 해결한다는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며 "북한의 잠수함 발사 미사일(SLBM) 발사 등 엄중한 정치적 상황에 대처하면서도 민간 차원의 교류는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우리 정부는 북한 영유아 등 취약 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구상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유엔과 지속적이고 긴밀하게 협력할 것을 희망하며 반 총장의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고 했다.

이에 반 총장은 "유엔도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실현을 위해 계속 지원해 나가겠다"며 "유엔은 북한에 '열린 마음으로 국제사회와 협력하고 주민 생활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유엔 창설 70주년이 되는 올해 반 총장의 방한은 유엔과 우리나라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유엔의 '포스트2015 개발 의제', '포스트2020 신(新)기후체제'에도 적극 참여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반 총장은 "한국의 적극적 기여에 사의를 표한다"고 했다.

이에 앞서 반 총장은 국회를 방문해 정의화 국회의장과 정갑윤·이석현 부의장, 새누리당 유승민·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나경원 외교통일위원장 등과 환담했다. 반 총장은 "국회의장님이 리더십을 발휘하셔서 대한민국 행정부의 일을 적극 도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또 "제가 사실은 얼마 전에 미국 공화당의 원내대표와 상원의원들을 만나 오바마 대통령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며 "박 대통령께서 비전을 갖고 활동해 나가시는 데 있어서 초당적 지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반 총장은 "바이파티산 서포트(bipartisan support·초당적 지지)는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제가 강조한다"면서 "특히 외교, 국제 개발, 평화, 정의, 이런 면에 있어서는 당이 다를 수가 없고 인류 보편적 가치이기 때문에 의원들께서 협조해 주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이에 정 의장은 테러, 기아, 군비 확산 등을 언급한 뒤 "어떻게 보면 지구촌이 자꾸 좋아지는 게 아니고 몰락하는 게 아닌가"라면서 "이걸 방지하고 (세상을) 나아지게 하려면 유엔 역할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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