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세계태권도 선수권 개막식서 역사적 시범 공연

13일(한국 시각)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 개막식은 남북 태권도의 화합을 위한 역사적인 순간이 됐다. 이날 북한 주도의 ITF(국제태권도연맹) 시범단은 사상 처음으로 남한 중심의 WTF(세계태권도연맹) 주최 대회에서 공연을 펼쳤다.

러시아 팬들의 뜨거운 환호 속에 펼쳐진 시범 공연에선 두 단체의 차이점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동안 WTF는 올림픽 스포츠라는 것에 초점을 맞춰 변화해 왔고, ITF는 무도 태권도의 원형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북한 주도의 ITF(국제태권도연맹) 시범단이 13일 오전(한국 시각)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 열린 2015 WTF(세계태권도연맹) 세계태권도선수권 개막식에서 송판을 격파하는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 ITF 시범단이 남한 주도의 WTF가 개최하는 대회에서 공연을 펼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북한 주도의 ITF(국제태권도연맹) 시범단이 13일 오전(한국 시각)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 열린 2015 WTF(세계태권도연맹) 세계태권도선수권 개막식에서 송판을 격파하는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 ITF 시범단이 남한 주도의 WTF가 개최하는 대회에서 공연을 펼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먼저 무대에 오른 ITF 시범단의 공연은 선이 굵고 힘이 있었다. 공연의 절반가량이 상대 공격을 막거나 피한 뒤 반격하는 호신술로 구성됐다. ITF는 맞서기(겨루기)에선 WTF와 달리 글러브를 착용할 정도로 주먹 공격을 강조하는데 시범단 공연에서도 이런 부분이 잘 드러났다.

이어 나온 WTF의 시범은 화려한 조명 아래 음악과 춤 등이 결합된 한 편의 공연을 보는 듯했다. 섬세하고 화려한 동작이 돋보였다. 두 시범단은 마지막엔 함께 무대에 올라 러시아의 태권도 꿈나무들과 주먹 지르기와 발차기 동작을 하며 개막식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대회 둘째 날 경기에선 여자 49㎏급의 하민아(경희대)가 준결승에 올라 동메달을 확보했다. 하민아는 16강전에서 2007·2009 세계선수권 2연속 우승자인 브리지트 야게(스페인)를 4대3으로 물리쳤다. 여자 49㎏급의 4강·결승전은 14일 펼쳐진다. 남자 74㎏급의 김훈(삼성에스원)은 8강에서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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