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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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발행부수를 대폭 늘렸지만 구독자들을 찾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휴지나 담배종이로도 사용할 일이 없어지면서 주민들이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RFA(자유아시아)방송은 양강도의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 제1비서의 지시에 따라 북한은 기존 하루 30만을 유지하던 ‘노동신문’ 발행 부수를 최근 60만부까지 올렸다. 올해 안으로 120만부까지 늘리는 게 중앙의 지시”라고 이같이 보도했다.

1980년대까지만해도 ‘노동신문’은 최고 150만부 이상의 발행부수를 자랑했지만 고난의 행군을 겪으며 각 기관·도서관의 ‘보관용’만 찍어 낼 정도로 발행 사정이 악화되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후 선전·선동을 권력 유지의 필수 사항으로 간주해 온 김정일 정권은 ‘노동신문’의 발행부수를 꾸준히 올렸지만, 김정은 정권으로의 권력 이양 이후 하루 30만부 발행을 유지해왔다가 최근 당의 사상 사업을 강조하면서 김정은 역시 발행부수 증가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다.

발행 부수는 배로 올랐지만 정작 신문을 보겠다는 주민은 나오지 않고 있다. 소식통은 “‘노동신문’의 속지(5면) 한 장은 휴지로 사용할 수 있는데, 지금은 중국산(産) 화장지가 많고 중국에서 담배종이까지 들여오니 ‘노동신문’의 가치가 땅에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북한 당국은 각 인민반, 공장기업소 등에 ‘노동신문’을 강제 할당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노동신문’의 1년 구독료는 (북한돈) 2000원으로 알려져있다.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는 북한 장마당에서 통강냉이 1kg과 맞먹는 저렴한 가격이다. 북한에서 ‘노동신문’은 모아뒀다가 한 달에 한 번 체신소(우체국)에 바쳐야 하는데, 이 때 김정은의 사진이 손상돼 있으면 큰 문제가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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