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 황금평에서 소총과 군도(軍刀) 등으로 무장하고 중국 단둥(丹東)으로 탈영했던 북한 군인 2명 중 1명이 중국군에 체포돼 끌려가는 사진이 22일 공개됐다.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이날 "국경경비대 소속 탈북 전사가 19일 북한 황금평 맞은편 신청취(新城區) 부근 시골마을에서 체포·압송되는 모습이 찍힌 사진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무장한 채 탈북했던 군인이 중국에서 중국 군인에게 체포돼 끌려가고 있다./데일리NK
무장한 채 탈북했던 군인이 중국에서 중국 군인에게 체포돼 끌려가고 있다./데일리NK

사진을 보면, 전투복을 입은 중국 군인 3~4명이 탈북 군인을 붙잡은 채 어딘가로 끌고 가고 있다. 그 주변으로 수십 명의 군인이 무리를 이루고 있으며 중국 주민들이 길거리에 서서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이 탈북 군인은 중국 여성 1명을 인질로 잡고 저항했지만 결국 제압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는 한 소식통을 인용해 "탈북 군인이 옥상으로 인질을 끌고 올라가 저항해 큰 소동이 일어났지만, 총 등으로 무장한 100여 명의 중국 공안과 군인들이 그를 제압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당시 총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별다른 위험한 상황은 없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무장한 채 탈북했던 군인이 중국에서 중국 군인에게 체포돼 끌려가고 있다./데일리NK
무장한 채 탈북했던 군인이 중국에서 중국 군인에게 체포돼 끌려가고 있다./데일리NK

나머지 탈북 군인 1명은 아직 소식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소식통은 "현재 기차역에서 검문도 하지 않고 무장한 중국 군인도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런 점으로 미뤄 볼 때 나머지 1명도 잡혔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앞서 이들의 탈북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 공안 당국은 이들의 사진이 담긴 수배 전단을 배포하며 대대적인 체포 작전을 벌였다. 전단에는 “‘김혁남’이라는 1996년생 조선(북한) 군인이 군복을 착용하고 군도 두 자루, 야시경 하나, 빈 탄창 3개를 소지한 채 탈북했습니다. 이 군인을 발견하는 즉시 신고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데일리NK가 전했다.

한편 이번 북한군 탈북 사건을 두고 북한 국경경비대 기강 해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출신 한 탈북자는 "철저하게 체제 충성도를 검증해 선발하는 국경경비대에서, 그것도 하급 군인이 총을 들고 탈북했다는 점은 그만큼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배급이 잘 안 되거나 고참 병사와 불화가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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