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사업가’는 어떤 이들일까. 어떻게 돈을 벌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현지시각) “북한 사업가도 자유롭게 기업 활동을 하고,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 수 있을지 골몰한다는 점에서 여느 사업가와 다르지 않다”고 보도했다.

애너 파이필드 WP 도쿄지국장은 ‘북한 사업가와 김치와 자본주의에 대해 얘기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중국 단둥(丹東)의 한 식당에서 50대 초반의 북한 사업가와 만나 나눈 얘기에 대해 썼다.

WP에 따르면 자신의 성씨를 김이라고 소개한 그는 단둥 근교의 한 작은 마을에서 중국 기업에 납품할 의류를 만드는 공장을 경영하고 있다. 공장 노동자들은 모두 북한 여성으로, 공장 인근에 있는 기숙사에 거주하면서 한 달에 300달러(약 33만원) 가량을 월급을 받고 있다. 이중 200달러(약 22만원)를 김정은 정권에 바치고, 나머지 100달러(약 11만원)를 자신의 몫으로 챙긴다.

김은 중국산 술을 마시고 중국산 담배를 피우며, 아이폰을 사용했다. 그는 중국 기업에 의류를 납품하는 처지이면서도 다른 북한 사람들처럼 중국인들을 깔보았다고 WP는 전했다. 그는 “중국 사람들을 상대할 때는 처음부터 다소 불평을 해야 하고, 강하게 나가야 한다”며 ‘북한이 중국에 의존하고 있지만, 중국이 주는 것이라고 해서 무엇이든 받아서는 안 된다’는 철학을 내보였다고 한다.

김은 또 최근 북·중 사이의 긴장관계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는 “남조선과 중국이 당장은 가까운 것처럼 보이지만, 중국이 전략적으로 그러고 있을 뿐”이라면서 “중국은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남조선과 북조선을 잘 다루는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은 정치적인 주제에 대해 관심이 거의 없었으며 돈을 버는 것에 더 관심이 많았다고 WP는 전했다.

김은 교사로 일하면서 최근 손주를 낳은 딸도 자신처럼 사업가가 돼 돈을 벌었으면 한다는 바램을 내비쳤다. 그는 “딸이 노동당원이 되기를 바란다. 그러면 무역 업무를 맡아 국외로 돈을 벌러 나갈 수 있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2012년 집권 이후 외화벌이를 위해 북한 노동력을 대거 수출하기 시작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현재 국외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가 약 5만명이며, 단둥 일대에는 이중 1만3000명이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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