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애란 박사(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 원장)
이애란 박사(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 원장)
대한민국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백주에 주한 미국대사가 칼에 찔리는 끔찍한 테러가 일어났다.

그동안 북한은 인터넷매체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대한민국 여러 인사와 탈북인권활동가, 통일운동가에 대해 노골적인 테러 협박을 가해왔다. 마크 리퍼트 대사에 대한 테러가 있기 전에도 이 매체는 "혀가 제 목을 감는다"고 엄포를 놓았고, 테러 당일 새벽에는 "말로 할 때는 이미 지나갔다며 명줄을 완전히 끊어놓겠다"는 경고까지 했다.

이 섬뜩한 협박이 있은 몇 시간 후에 리퍼트 대사에 대한 테러가 현실로 나타났다. 그동안 수차례 북한의 협박을 받아온 탈북민 인권운동가들에 대해서도 공격 위협도 허언으로 흘려들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북한은 적화통일의 야망을 한순간도 버린 적이 없으며 대남간첩 양성과 파견을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규정하고 엄청난 예산을 들여왔다. 그런데 1990년대 후반 이후에는 남한 내 종북 세력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간첩을 보내는 것보다 종북세력을 활용하는 게 더 낫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떠돈다고 한다. ‘남한에서 북한에 보내는 간첩이 전봇대 숫자 정도 된다면 남한에서 활동하는 북한 간첩과 종북세력은 전봇대에 달린 애자만큼이나 많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북한에서 남한에 파견하는 간첩은 남한 현실을 깨달은 다음에는 전향할 위험이 높고, 전향하면 오히려 북한체제를 반대하는 강력한 세력이 될 위험이 있다. 반면, 남한에서 스스로 활동하는 종북세력은 북한에서 파견한 간첩에 비해 비용도 덜 들고 스스로 알아서 아부하고 충성하기 때문에 전향의 위험도 없다. 가끔 북한에 불러 대접 잘해주면 되고, 공작비용도 남한 시스템을 잘 이용해 스스로 알아서 해결하기 때문에 부담이 크지 않은 점도 있다.

북한은 김일성 정권 수립 초기부터 현재까지 온갖 불법적인 행위를 저지르면서 북한 주민을 고통과 굶주림에 몰아넣었다. 이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자유와 민주, 인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고, 한민족은 분단과 이산의 고통을 계속 겪고 있다.

그러나 통일운동가 중에는 분단의 가장 중요한 원인인 김씨 정권의 세습체제를 외면하고 남북대화니, 남북교류니 하면서 북한 정권에 아부하는 이들이 있다. 일부는 북한 독재자들에게 굴종하고 충성을 바치는 비상식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북한의 한미군사훈련반대 소동에 동조해 백주에 미국 대사에게 테러를 감행한 김기종이다.

통일운동의 간판을 내건 이런 종북세력들 때문에 대한민국의 통일은 멀어지고 있고 북한주민들의 고통은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이제 더 이상 통일운동가의 간판을 쓰고 활동하는 종북세력에 속지 말아야 한다. 전봇대의 애자보다 많은 종북세력과 북한 간첩들을 국민들이 나서서 척결해야 한다.

필자 또한 북한의 협박 대상자로서 언제 어디서, 어떤 자에 의해 어떤 방법으로 테러를 당할지 알지 못한다. 정부가 이번 테러 범행과 그 배후를 철저히 조사해 대책을 마련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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